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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안리더] 김휘강 "해커 출신 교수 1호···게임 논문 등으로 명성"

제가 해커 출신 교수 1호일 거예요. 한국과학기술원(KAIST·카이스트) 해킹 동아리 '쿠스(KUS)' 회장으로서 모의 해킹을 많이 해 봤거든요. 이 경험을 살려 학생에게 네트워크 보안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꿈이 있다면 2~3년 안에 AI스페라가 상장하기 바랍니다. 거인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회사가 돼 더 큰 자본과 싸우고 싶어요. 김휘강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교수는 지난 11일 서울 성동구 AI스페라 사무실에서 지디넷코리아와 만나 이같이 밝혔다. 그는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해킹대응기술연구실에서 함께 연구하던 강병탁 대표와 같이 2017년 10월 AI스페라를 창업했다. 인터넷프로토콜(IP) 주소를 수집해 2023년 4월 '크리미널(Criminal) IP'를 선보였다. IP 주소를 검색하면 불법인지 알려주기에 'IP 범죄 기록부'라 불린다. 김 교수는 “IP를 추적하면 수법과 해커가 남긴 악성코드를 분석해 누가 해킹했는지 알 수 있다”며 “사이버 위협 정보로 모든 것을 알지는 못해도 수사관이 단서를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AI스페라는 외국에서 더 유명하다. 영어로 시작해 한국어·일본어·프랑스어·아랍어로 서비스 언어를 늘렸다. 김 교수는 “한국이 사이버 강국이 되려면 회사를 만들 때부터 해외 사업을 하겠다는 목표를 잡아야 한다”며 “그렇게 출발한 AI스페라도 우여곡절이 많다”고 밝혔다. 그는 “한국 기업이 해외에서 성공하려면 현지 법과 제도를 알아야 하고, '몇 년은 손실 본다'는 생각으로 돈을 써야 된다”며 “한국에서보다 훨씬 많은 인건비를 쓰면서 버틸 수 있는 회사가 많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부는 창업기업이 해외 벤처캐피털(VC)과 만날 수 있게 이어주면 좋겠다”며 “기업과 아울러 정부와 자본시장도 해외 진출 전문성을 길러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 교수는 국내 보안 컨설팅 기업 에이쓰리시큐리티컨설팅도 세운 바 있다. 그는 “은행 인터넷뱅킹과 증권사 홈트레이딩시스템(HTS)을 모의 해킹해 '이런 취약점을 고치라' 권했다”며 “취약점 자동 진단 도구도 만들었다”고 전했다. 국내 유명 게임회사도 거쳤다. 엔씨소프트 정보보안실장이었다. 김 교수는 “누가 게임 '리니지' 회원으로 가입하려 보니 '이미 가입한 주민등록번호였다' 하더라”며 “주민번호 생성기가 유행하던 때”라고 회상했다. 이후 “2006년 엔씨소프트는 모바일 일회용비밀번호(OTP) 생성기 '린OTP'를 국내에서 처음으로 모든 사용자에게 무료로 줬다”며 “대부분 스마트폰 기종에서 쓰게끔 시험했다”고 설명했다. 고려대로 온 건 2010년이다. 게임 생태계 폐단을 논문으로 알려 유명해졌다. 비트코인 같은 게 나오기 전 게임머니가 가상화폐 역할을 했다. 김 교수는 “'작업장'이란 곳에서 무료 계정 수백개를 모으는 조직, 이 계정이 게임에서 자동으로 사냥하게 시키는 조직, 이렇게 번 게임머니를 중국으로 보내 환전하는 조직이 마약 조직처럼 일한다”고 지적했다. 이를 포함해 온라인 게임과 자동차 보안 논문을 여럿 썼다. 김 교수는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해킹대응기술연구실의 침입 탐지 시스템 연구 성과는 세계 자동차 보안 연구 자료로 널리 활용된다”며 “지난 2월 미국 스탠포드대와 논문 정보 분석 기업 엘스비어가 세계 상위 2% 연구자로 뽑는 영예를 안았다”고 말했다. 이들 기관은 5편 이상 논문을 발표한 세계 연구자 중 논문이 얼마나 많이 인용됐는지 등을 평가한다. 이밖에 2022년 6월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제32회 과학기술우수논문상, 2023년 5월 고려대 석탑국제협력상과 석탑연구상, 2024년 9월 개인정보보호유공 및 개인정보보호위원장 표창, 2024년 11월 사이버치안대상 대통령 표창 등을 받았다. 아래는 김휘강 교수 주요 이력. 대전과학고 카이스트 산업경영학과 학사 카이스트 산업공학과 석사 카이스트 산업공학과 박사 1999.8~2004.4 에이쓰리시큐리티컨설팅 창업 및 대표컨설턴트 2004.5~2010.2 엔씨소프트 정보보안실장 2010.3~현재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교수 2017.11~현재 AI스페라 공동창업자

2025.04.15 16:35유혜진

"AI시대 안전한 정보 활용 돕는 CPO 모여라"

“한국개인정보보호책임자(CPO)협의회는 인공지능(AI) 시대 정보를 안전하게 활용할 수 있게 CPO 위상을 높일 것입니다. 개인정보보호처리자를 비롯한 산업계와 학계, 정부가 다함께 발전하도록 역할을 다하겠습니다.” 윤수영 CPO협의회 사무국장은 지난 8일 서울 여의도에서 지디넷코리아와 만나 이같이 밝혔다. CPO(Chief Privacy Officer)는 조직에서 개인정보 보호 계획을 세우고 시행하는 책임을 진다. 개인정보 처리 실태를 조사하고, 개인정보가 새어 나가지 않도록 내부 통제 시스템을 만든다. 기업과 공공기관 등에서 개인정보 처리를 책임질 CPO를 정해야 한다. 소상공인기본법에 따른 소상공인은 사업주나 대표가 CPO다. CPO협의회는 지난해 9월 출범했다. 111개 기업과 기관의 CPO들이 개인정보 보호 정책을 나누며 활동하고 있다. 부회장사는 21개다. LG유플러스, 우아한형제들(배달의민족), 카카오, 쿠팡, 삼성서울병원, 국립암센터, SK텔레콤, 한국전력공사, 삼성전자, 기아, 비바리퍼블리카(토스), KB국민은행, 국민건강보험공단, 넷마블, 한국교통안전공단, LG전자, 현대자동차, 삼성화재, 메타코리아(페이스북), KT, 한국인터넷진흥원이다. 이들 부회장사는 분기마다 당국 고위관계자와 만나 주요 정책을 공유한다. 올해에는 한전KPS·한국여성인권진흥원·신한금융지주·전북은행이 새로운 회원으로 발을 들였다. 회장은 염흥열 순천향대 정보보호학과 명예교수가 맡았다. 윤 국장은 한국 규제가 복잡한 만큼 협의회에 가입하면 정보를 얻을 수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개인정보처리자 이익을 대변해 개인정보보호위원회와 제도를 개선할 것”이라며 “2023년 개인정보보호법이 개정된 뒤 개인정보보호위원회 설립 허가를 받은 협의회는 한국CPO협의회가 최초이자 유일하다”고 말했다. 협의회는 CPO 전문성을 키우고자 지난 2월과 이달 초 KPPI(KCPO Prime Privacy Insight) 설명회를 열었다. 각각 '개인정보 처리 통합'과 '개인정보 안전성 확보 조치 기준'을 안내했다. 이달 말부터는 브릿지포럼을 열고 네트워크를 강화할 참이다. 오는 30일 '공공기관 개인정보 보호 수준 평가 대응 전략'을 다룬다. '주요 과징금 처분 사례 및 방지 방안'과 '전 분야 마이데이터 제도 시행 대응 전략'도 상반기 논의하기로 했다. 윤 국장은 “협의회 CPO 현황을 조사해 올해 처음 발표하려고 한다”며 “개인정보를 적극적으로 지킨 회원이 9월 30일 개인정보보호의 날을 기념해 유공자 표창을 받을 수 있도록 개인정보보호위원회와 협의할 것”이라는 계획을 전했다. 협의회는 최근 서울여대와 개인정보보호 분야 협약서(MOU)를 썼다. 산학 연계 교육 과정을 개발하고 공동 연구 과제를 수행하기로 했다. 윤 국장은 “서울여대는 국내 대학 가운데 처음 개인정보보호전공을 만들어 2024학년도부터 신입생을 뽑았다”며 “협의회가 인재를 기르는 데에도 한몫하겠다”고 강조했다. 윤 국장은 서울대 소비자학과에서 학·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이베이와 필립모리스 한국지사에서 CPO를 지냈다. 그는 “소비자 지키는 방법을 생각하다 25년 동안 개인정보 보호하는 일을 했다”며 “소비자와 기업을 잇는 CPO 모임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2025.04.14 16:10유혜진

[보안리더] 지정호 토스 CISO "강력 보안, 편한 금융"

토스 목표는 '보안은 강력하고, 사용은 편리하게'입니다. 토스는 정보보호선언문도 발표했어요. 첫줄에 '토스는 편리하고 안전한 토스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정보 보호에 최선을 다할 것이다'라고 썼습니다. 안전하면서도 편리한 것은 상충하기에 사실 힘들어요. 그래서 토스는 보안 위협을 평가하고 그 수준에 맞춰 자동 대응하려고 노력한답니다. 지정호 토스(운영사 비바리퍼블리카) 정보보호최고책임자(CISO)는 지난주 서울 강남구 토스 사무실에서 지디넷코리아와 만나 이같이 밝혔다. 지 CISO는 “금융 혁신을 목적으로 삼은 핀테크 회사가 세계 최고 보안팀을 만든다고 해서 2017년 토스에 입사했다”며 “자율 근무 같은 수평적인 기업 문화도 궁금했다”고 말했다. 컴퓨터 학도가 금융사에서 일하는 이유다. 핀테크 업체가 살아남는 비결이기도 하다. 핀테크(FinTech)는 금융(Finance)과 기술(Technology)의 합성어다. 토스는 개인정보보호책임자(CPO)와 CISO를 따로 두고 있다. CISO는 회사 전반 정보 보호를 책임지고, CPO는 그 중에서도 개인정보 보호를 맡는다. 토스 CISO 조직에 CPO 조직이 속했다. 지 CISO는 “토스는 전자금융 거래 매출 비중이 큰 전자금융업자”라며 “'겸직 금지를 예외로 해달라' 신청할 수 있었으나 보안 수준을 높이고자 CISO와 CPO를 각각 뒀다”고 강조했다. 지 CISO는 토스가 앞장선 정보 보호 사례를 여럿 언급했다. “2018년 업계에서 처음으로 정보 보호 공시 제도에 참여했다”며 “비교적 많이 투자한다”고 말했다. 토스는 2023년 정보 보호에 125억6천만원 투자했다. 전체 투자액의 10.5%를 정보 보호에 썼다. 토스 보안 인력은 45명으로, 이 또한 10.3%다. 토스는 2021년 정보 보호 공시 우수 기업으로 뽑혔다. ▲2020년 5월 앱 보안 솔루션 '토스가드' ▲2020년 7월 '토스 안심 보상제' ▲2020년 10월 사기 의심 계좌 알림 ▲2022년 3월 '피싱 제로' ▲2023년 토스 보안 설명회 '가디언스' 개최 등도 토스가 금융권에서 최초로 한 일로 꼽았다. 지 CISO는 국내 정보보호 기업 AI스페라가 지난달 서울 삼성동 그랜드인터컨티넨탈서울파르나스호텔에서 연 '공격 표면 관리(ASM·Attack Surface Management)와 위협 인텔리전스(TI·Threat Intelligence) 설명회'에서도 “사기 친 적 있는 계좌로 토스 사용자가 돈 보내려 하면 경고해 알려준다”며 “첫 피해자는 못 막더라도 두 번째부터는 막아야 한다”고 소개한 바 있다. 온라인 중고 거래에서 사기꾼이 '토스로 보내지 말고 다른 계좌로 보내라'고 한다는 이야기도 전했다. 피싱 제로는 피싱에 쓰는 악성 앱이 휴대전화에 있다면 토스를 실행했을 때 알려 지우도록 돕는 서비스다. 토스 가디언스는 다른 회사 보안 담당자에게 토스 보안 성과와 요령을 알리는 행사다. 올해 3회째로, 지난해보다 많은 사람을 하반기 부르기로 했다. 토스는 보안 취약점을 신고한 사람에게 상을 주는 버그 바운티(Bug Bounty)도 2022년부터 시행하고 있다. 지 CISO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안전한 금융을 만들겠다는 다짐”이라며 “누구나 토스 서비스와 홈페이지뿐만 아니라 토스 계열사 홈페이지 보안 취약점을 제보하면 위협 수준에 따라 한 건에 3천만원까지 준다”고 설명했다. 지 CISO는 정보 보호 전문 기업과 게임·엔터테인먼트 업체를 거쳐 토스에서 일하고 있다. 그는 “정보 보호 기업에서 새로운 보안법을 연구해 국가 사이버 안보에 기여한다는 보람을 느꼈다”며 “이제는 회사 자산과 소비자를 지키는 성취감을 얻는다”고 웃었다. 아래는 지정호 토스 CISO 주요 경력. 2021 고려대 금융보안학과 석사 2006.02~2007.04 엘림넷 정보기술(IT) 부문 2007.04~2010.12 아프리카티비 보안 부문 2011.01~2015.06 윈스 보안 부문 2015.06~2017.06 넥슨코리아 보안 부문 2017.06~2021.02 비바리퍼블리카 보안 부문 2021.03~2024.12 토스증권 CISO 2024.12~현재 비바리퍼블리카 CISO

2025.04.09 15:42유혜진

랩노쉬 성공방식, 뷰티에 적용...'브레이'는 어떻게 만들어졌나

간편식 브랜드 '랩노쉬'와 '한끼통살'로 주목받은 이그니스가 이번엔 뷰티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새롭게 선보인 색조 브랜드 '브레이(BRAY)'는 이그니스의 기존 주력 카테고리와는 다소 거리가 있지만, 핵심 전략은 다르지 않다. 소비자의 라이프스타일을 해석해 제품화하고, 콘텐츠 기반으로 브랜드를 설계하는 이그니스식 기획법이 그대로 적용됐다. 브레이의 중심에는 조연경 이그니스 최고브랜드책임자(CBO)가 있다. 조 CBO는 MP한강 마케팅 총괄로 키스미와 릴리바이레드를 성공시키고, 에이블씨엔씨를 거쳐 2023년 이그니스에 합류한 뷰티 업계 베테랑이다. 지금은 이그니스의 브랜드 경쟁력을 키우고,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기 위한 실험을 이어가고 있다. 하루가 멀다 하고 새로운 브랜드가 쏟아지는 국내 뷰티 시장, 그리고 경쟁이 더욱 치열한 글로벌 색조 시장. 브레이는 어떤 전략으로 성장 곡선을 그리려는 걸까. 최근 서울 성수동 이그니스 본사에서 조연경 CBO를 만나봤다. “브레이는 왜 뷰티였나”…카테고리보다 본질 본 이그니스 조 CBO는 그동안 이그니스가 해왔던 방식으로 '뷰티' 시장에 발을 내딛었다. 단순히 조 CBO의 이전 커리어가 뷰티 산업에 집중돼 있어서는 아니다. 회사의 강점은 시장과 소비자를 분석해 기회를 만드는 데 있었고, 그동안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쳐 브랜드를 성장시켜온 것에 대한 자신감이 있었다. 브레이는 그 기획 방식이 뷰티라는 영역에 적용된 결과였다. "랩노쉬가 출시 초반엔 바쁜 일상 속에서 '시간을 아껴주는 제품'으로 자리잡았지만, 코로나 시대를 거치고 나서 이제는 '나를 아껴주는 제품'으로 포지셔닝을 바꿨다. 브레이도 이 흐름에 따라 단순히 예쁜 색조가 아닌, 쿨한 나를 표현하는 방식으로 접근했다. 처음부터 글로벌 시장을 염두에 두고 기획했고, 각국의 유통 파트너사와 협력해 제품 유통과 마케팅을 동시에 설계했다." 브레이는 국내 출시 1년 만에 25개국에 진출했고, 연내 50개국 이상 진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한국에서 유행한 후, 글로벌로 뻗어 나가는 것보다 일본, 북미 등 주요 거점 국가를 중심으로 사전 전략을 수립했다. 주력 제품은 립 제품이다. 그중에서도 가장 반응이 좋은 제품은 '립슬릭'이다. 립과 치크에 모두 사용할 수 있는 멀티유즈 제품으로, 특유의 실버 케이스가 시선을 끈다. 또 다른 제품인 씬 글로우 틴트는 펜처럼 슬림한 디자인으로, 휴대성과 사용성을 강조했다. "해외 시장에서 인기를 끌려면 제품력만으로 진입하기 어렵다. 운영 방식, 마케팅, 콘텐츠에 대한 이해도 있어야 한다. 브레이는 단순히 제품을 수출하는 것이 아니라, 현지 시장에 최적화된 커뮤니케이션과 브랜드 경험을 동시 설계하고 있다. 립슬릭 제품군은 실버 케이스, 미니 사이즈, 미러 기능을 접목해 인스타그래머블한 요소를 강화했고, 실제로 SNS 확산을 통해 브랜드를 먼저 인지시키는 전략을 택했다." 브레이가 내세우는 콘셉트는 '쿨 우먼'. 그러나 조연경 CBO는 케이스만 멋있다고 쿨해지는 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립을 바를 때, 들고 다닐 때, 책상 위에 올려놓을 때까지. 모든 순간이 쿨해야 진짜 쿨한 브랜드가 된다고 생각해 색조 화장품이지만, 일상 속 오브제로 작동하도록 제품을 설계했다. 실버 립슬릭 케이스는 거울 대용으로도 사용할 수 있게 만들었고, 립스틱을 꺼내 들었을 때의 감성까지 고려했다. 일부 색조 제품은 미니 사이즈로 출시해, 가볍고 감각적인 인상을 주는 동시에 소비자 접근성을 높였다." “브랜드는 경험의 총합, 감성·디자인·사용성·메시지 통합돼야 설득력 생긴다” 조 CBO는 브레이를 단순히 'K뷰티 브랜드'라고 부르지 않는다. 오히려 K뷰티의 범위를 재정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제품, 콘텐츠, 광고, 마케팅까지 설계하는 구조 전체를 K브랜드라고 본다. 단순히 '한국에서 만든 화장품'이라고 끝나는 게 아니라는 것이다. 이 제품이 가지고 가야하는 본질에 집중하면서 콘텐츠를 충실히 하려고 한다. 아무리 트렌디하고 힙하다고 해도 소비자들이 필요하지 않다면 브랜드는 오래갈 수 없다. 본질은 바뀌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브레이는 국내에서는 성수동과 더현대, 해외에서는 하라주쿠와 오사카 우메다 등 주요 상권에서 팝업을 통해 브랜드를 체험할 수 있도록 했고, SNS 기반의 콘텐츠 마케팅을 병행했다. 초기엔 온라인으로 팬덤을 형성하고, 이후 오프라인에서 몰입감 있게 등장하자 제품이 품절되기도 했다. 브랜드는 결국 '사람'이 만든다…오너십이 핵심 앞으로 이그니스는 브레이를 통해 다시 한 번 소비재 브랜드의 확장 가능성을 실험하고 있다. 식품에서 색조까지, 카테고리를 넘나드는 이 회사의 공통점은 단 하나다. '카테고리가 아니라, 소비자 중심의 기획력이 핵심'이라는 것이다. 또, 조 CBO는 브랜드 성공의 핵심으로 '오너십'을 꼽는다. 브랜드가 자라려면 그 브랜드를 진심으로 키우고 싶은 사람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잘되고 싶어야 하는 마음이 필수다. 그는 함께 일하는 동료를 뽑을 때도 방향성이 맞는 사람인지 먼저 본다고 강조했다. 힘든 일이 많아도 방향이 같다면 견딜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단순히 일을 잘하는 사람이 아니라, 브랜드를 함께 키우고 싶은 사람이 필요하다. 잘되고 싶은 마음이 있어야 진짜 잘할 수 있다. 브랜드는 결국 열정과 애정, 그리고 같은 방향을 향한 동료들 사이에서 자라나는 거니까."

2025.04.02 09:10안희정

[보안리더] 김신규 램파드 대표 "한국 유일 휴대용 네트워크 X-ray 개발"

“네트워크 엑스레이(X-ray) 장비를 휴대용으로 만든 회사는 한국에서 램파드 뿐입니다. 해외 경쟁사로는 연 매출 1~2조원을 거두는 넷스카우트가 대표적이에요. 하지만 램파드 분석 속도가 세계에서 가장 빨라요. 외국산이 한 달 걸리던 작업을 램파드는 3일 만에 끝냅니다. 외국산은 공장에서 찍어낸 듯 대량 공급하는 반면 램파드는 맞춤형으로 줘요. 그런데 램파드 가격은 외국산의 반값입니다.” 김신규 램파드 대표는 지난주 경기 수원시 사무실에서 지디넷코리아와 만나 이같이 밝혔다. 램파드는 소울시스템즈라는 사명을 주력 제품 이름인 램파드로 바꿨다. 김 대표는 “램파드는 어둠을 밝히는 램프 요정”이라며 “그리스 신화에 나온다”고 말했다. 어둠을 밝히는 램프 요정으로서 네트워크 기술자의 길잡이가 되겠다는 포부다. 김 대표는 1973년생으로, 현대전자(현 SK하이닉스)와 에스넷시스템 등을 거쳐 2016년 2월 램파드를 세웠다. 아래는 김 대표와의 일문일답. -램파드 실적은? “5년 동안 램파드를 개발해 2023년 12월 선보였다. 개발하는 동안 정부 연구과제를 수행하며 내공을 길렀다. 램파드를 출시한 지 1년 넘었다. 고객사를 80군데 확보했다. 대부분 공공 부문이다. SK텔레콤·KT·LG유플러스 이동통신사와도 협업한다. 지난해 매출 30억원을 기록했다. 또 처음 흑자를 달성했다. 올해 매출은 지난해보다 2~3배 많기를 목표로 잡았다.” -램파드를 왜 개발했나? “램파드는 네트워크 엑스레이 장비다. 네트워크는 점점 복잡해지고, 정보량은 폭증하고, 네트워크 전문 기술자도 부족하다. 이 3가지 때문에 램파드가 필요하다. 램파드는 네트워크 이상을 탐지하고, 진단·분석해 구간별로 품질을 관리한다. 그동안 네트워크 기술자가 빠르게 분석할 도구가 없었다. 나도 네트워크 기술자였다. 직접 불편한 점을 손보다보니 램파드를 만들었다.” -고객 반응은? “국내 한 통신사가 쓰던 중국산·미국산 제품 2가지를 램파드로 바꿨다. 그 회사 사정에 맞춘 제품을 주니 쓰기 편하다더라. 더구나 램파드는 노트북처럼 생겼다. 통신사 직원이 가볍게 램파드 들고 현장으로 가니 만족한다고. 외국산 제품을 쓰는 기업은 서버를 통째로 들고 가서 준비만 3~4시간 걸린다. 삼성 계열사도 넷스카우트 제품을 램파드로 대체했다.” -무슨 분야에 램파드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나? “충북교육청과 전북교육청에 납품했다. 학교가 많은 서울교육청과 경기교육청도 램파드를 썼으면 좋겠다. 네트워크 문제가 생기면 램파드는 유선망과 무선망 품질 상태를 자동 분석한다. 어느 학교에서 잘못됐나 바로 알 수 있다. 사람이 갈 필요 없다. 경기도에만 학교가 2천700곳 있다고 한다. 네트워크 문제가 생기면 교육청에서 사람을 보내 일을 처리하고 있다. 시간이 오래 걸릴뿐더러 언제, 얼마나 많은 사람이 모였을 때 측정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는 게 치명적이다. 2023년 11월에는 행정안전부 전자 사고가 났다. 국가행정망 전산이 마비된 초유의 일이다. '정부24' 행정 포털이 멈춰 전자증명서 발급, '보조금24' 나의 혜택 조회, 각종 원스톱 서비스, 온라인 여권 재발급 신청, 건축물대장 및 전입신고 민원 등이 중단됐다. 당시 장애 원인을 곧바로 못 찾아 국민에게 재빨리 알리지도 못했다. 램파드가 30분 만에 이유를 찾아 정부에 보고했다. '램파드를 썼다면 이런 사고가 안 났을 텐데' 아쉽다. 이후 지난해 12월 전자정부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해 정보 시스템 장애 관리에 필요한 지침이 마련됐다. 아직은 램파드가 선택지지만 사고를 예방할 수 있는 제품인 만큼 필수재 되기를 바란다.” -입지를 키우려고 무엇을 개선하나? “세계 네트워크 운영 부서가 램파드를 쓰게 만들겠다. 공공 부문에 주로 공급하고 있으나, 기업·금융·국방 등으로 영역을 넓히고 싶다. 램파드는 본격적으로 사업한 지 2년차라 지금은 외산 점유율이 더 높다. 램파드 직원은 15명이다. 영업·마케팅 등을 보강할 필요가 있다.” -해외 진출 계획은? “인도네시아를 거점으로 잡고, 말레이시아와 베트남 등에도 뻗으려 한다. 지난해 인도네시아 데이터센터 장애 사건이 터져 램파드가 가서 기술검증(PoC)을 했다. 해외에서 업무협약을 예정하고 있다.” -기업공개(IPO)도 할 것인가? “얼마 전 첫 투자 수십억원을 받았다. 몇 년 안에 상장하는 게 목표다.”

2025.04.01 11:53유혜진

[보안리더] 이화영 사이버안보연구소 부소장 "소통하는 사이버안보 초석 되겠다"

“서울시 해커톤 대회에 나가 횡단보도 바닥 신호등을 기획했습니다. 신호등을 볼 때마다 이렇게 좋은 결과로 대한민국 곳곳에 안전의 불을 밝히니 뿌듯하고 감사해요. 이처럼 누구나 사이버 위협으로부터 안전할 수 있는 최소한의 장치가 법과 정책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공학도였던 제가 정책에 관심을 갖게 됐습니다. 지금까지 빠르고 수직적인 관료 문화가 한국을 키웠습니다. 그러나 사이버는 중첩과 간섭을 통해 확장하는 수평적 영역입니다. 전 사이버 안보의 수평적 소통을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이화영 사이버안보연구소 부소장은 지난주 지디넷코리아와 만나 이같이 밝혔다. 이 부소장은 '천하에는 2가지의 큰 저울이 있는데, 하나는 시비(是非)의 저울이고 하나는 이해(利害)의 저울이다. 그 중 옳은 것을 지켜 이로움을 얻는 것이 가장 으뜸'이라는 다산 정약용 선생의 말을 인용하며 “그렇게 사이버 안보의 길을 가는 사람이 되고자 한다”고 말했다. 숙명여대 컴퓨터과학 학사·석사·박사 과정에서 공부했다. 사이버안보연구소는 한국 사이버안보기본법을 제정하기 위한 정책과 제도를 연구한다. 2022년 4월 문을 열고, 지난해 2월 창립총회를 개최했다. 박근혜 정부 공군참모총장, 문재인 정부 합동참모본부 의장과 국방부 장관을 지낸 정경두 대표가 연구소를 이끈다. 아래는 이 부소장과의 일문일답. -사이버안보연구소는 다른 연구소와 무엇이 다른가? “국가정보원·과학기술정보통신부·외교부·국방부 4개 정부부처가 하는 사이버 안보 업무를 폐쇄회로텔레비전(CCTV)처럼 보면서 조언한다. 부처 간 수직적 칸막이가 있다. 각자 바빠서 서로 하는 일에 관심 없는 경우가 많다. 사이버안보연구소가 수평적으로 살피며 풀어보겠다. 미국 기관이나 기업에서는 해킹 당하더라도 피해자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알고 있다. 어떻게 대응할지 평소 교육받는다. 그 보안 교육을 통과해야 자리를 지키거나 승진할 수 있다. 한국은 국정원이나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에 연락하면 끝이다. 내 자리에서 보안 사고가 났을 때, 어떻게 해야 하는지 규정이 없어 연습하지 않으면 사고 확산을 막기 어렵다. 보안 산업에서 정부 역할은 부모와 같다고 생각한다. 부모는 이해당사자는 아니지만 자녀가 성장할 수 있는 토대와 울타리가 되지 않나. 기업 스스로 살아남는 게 아니라 세계적인 기업으로 클 수 있게 도와야 한다.” -사이버안보연구소의 특별한 활동 계획은? “'인공지능의 책임 있는 군사적 이용에 관한 고위급 회의(REAIM·Responsible AI in the Military domain)'에 적극적으로 참여한다. 리에임은 외교부와 국방부가 공동 주관하는 국제다자회의체다. 지난해 네덜란드·싱가포르·케냐·영국이 공동주최국으로 함께했다. 인공지능(AI)을 군사에 쓸 때 지켜야 할 규범을 만들고, 국제 평화와 안보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머리를 맞댄다. 지난해 브레이크아웃 세션(Breakout Session)에 선정된 사이버안보연구소는 롤플레잉 기법과 뉴게임 이론을 적용한 AI에 대한 기술적 이해를 바탕으로 사이버전에서 AI 어드바이저(adviser)를 효율적으로 쓰는 방법을 선보였다. 9월에는 한국정보보호학회 위험관리구조(RMF·Risk Management FRAMEwork)연구회와 대규모 회의(conference)를 열기로 했다. 주제는 한국형 위험 관리 구조(K-RMF) 제도다. K-RMF는 한국 공공기관과 방산 업체의 정보보호 위험을 관리하기 위한 보안 제도다. 미국 국립표준기술연구소(NIST) RMF를 기반으로 국내 환경에 맞췄다. 국가 정보보호 지침 등과 연계된다.” -미국 정부와 협업할 기회를 잡았다고? “개인적으로 미국 '국제 지도자 초청 프로그램(IVLP·International Visitor Leadership Program)'에 뽑혔다. 다음 달 7일부터 25일까지 미국에서 '사이버 보안 협력 강화: 한·미 동맹(Strengthening Cybersecurity Cooperation: U.S.-ROK Partnerships)' 프로젝트에 참가한다. IVLP는 미국 국무부가 80년 동안 세계 각국의 차세대 지도자를 불러 특정 주제로 협력하는 프로그램이다. 한국 동문으로는 고 김영삼·김대중 전 대통령 등이 있다. 미국 전문가들과 사이버 보안을 연구하고, 한·미 양국이 교류하는 데 동참하고 오겠다. 사적으로도 영광이지만, 한국 사이버 안보에 기여할 수 있어 더욱 뿌듯하다.”

2025.03.24 13:51유혜진

[보안리더] 박영호 정보보호학회장 "보안은 브레이크···기업 보안인력 적어"

“자동차가 빠르게 달리다가도 성능 좋은 브레이크를 밟으면 사고를 막을 수 있습니다. 정보 보호도 마찬가지예요. 안전이 담보되면 효율성을 높일 수 있죠.” 박영호 한국정보보호학회장(세종사이버대 정보보호학과 교수)은 13일 서울 광진구 세종사이버대 연구실에서 지디넷코리아와 만나 보안을 차 브레이크에 빗대며 이같이 말했다. 박 회장은 학·석·박사 학위를 모두 고려대 수학과에서 받았다. 암호에 관심이 많았다. 대통령실 사이버특별보좌관인 임종인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교수로부터 배웠다. 박사까지 마치고 임 교수가 2000년 고려대에 정보보호대학원을 만들 때 연구교수로서 힘을 모았다. 2002년 세종사이버대가 정보보호학과를 만들고 싶다며 박 회장을 불렀다. 수학 좋아하는 소년이었던 그는 20년 넘게 후학을 기르는 정보보호 전문가가 됐다. 아래는 박 회장과의 일문일답. -한국정보보호학회는 무슨 활동을 하나?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학회다. 1990년에 생겼다. 학회원은 7천명으로, 대부분 교수다. 여름과 겨울 1년에 두 차례 국내 학술대회를 연다. 석·박사들이 논문을 발표한다. 국제 학술대회도 매년 2번 치른다. 여름 제주도에서 '국제 정보보호 응용 학술대회(WISA)', 겨울 서울에서 '국제 정보보호 암호 학술대회(ICISC)'를 한다. 매년 4월에는 정보보호학회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정보통신망 정보보호 콘퍼런스(NetSec-KR, 넷섹-KR)'를 개최한다. 올해에는 다음 달 17일부터 이틀 동안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산·학·연 관계자 1천300명이 모이기로 했다. 미국 구글 정보보호최고책임자(CISO)에게서 구글이 어떻게 개인정보를 지키는지 들을 참이다. 한국인이 가장 많이 쓰는 응용 프로그램이 동영상 앱 '유튜브'니까." -끊임없는 개인정보 유출 사고에 어떻게 대응해야 하나? "기업이 돈 벌 때에는 보안을 뒷전으로 미루는 경향이 있다. 그러니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줄줄이 터질 때마다 큰일이다. 모든 것이 온라인으로 이어져서다. 기업에 정보보호 인력이 적다. 하물며 대기업도 그런데, 중소기업은 더 힘든 실정이다. 전산 담당자에게 CISO를 맡기곤 한다. 작정하고 뚫으려는 해커를 막기 어렵다. 정부가 '정보보호 전문가 10만 양병설'을 들고 나왔으니 제대로 했으면 한다. 처벌이 강해도 기업이 조심할 것이다. 미국처럼 한국에도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가 있다면 어떨까. 소비자는 어느 회사 상품을 썼을 뿐인데 개인정보가 빠져나가 피해 입었다면 기업이 정당한 대가를 치러야 한다. 그럼에도 해킹을 아예 막을 수는 없다. 창이 있으면 이를 막으려는 방패가 있고, 방패가 있으면 이를 뚫으려는 창이 있기 마련이다. 결국 복원력을 발휘하는 게 중요하다. 정보 보호 기술에 투자해 피해를 최소한으로 줄이는 것이다. 소비자 개인정보가 새더라도 기업이 이를 암호로 만들어 보관했다면 훨씬 안전하다." -'웜GPT'처럼 오픈소스를 악용한 인공지능(AI)에 무슨 문제가 있나? "몇 년 전 중학생이 부산 한 언론사 전광판에 '조선일보 전광판, 중학생한테 다 털렸죠?'라는 글을 띄웠다. 해킹 도구를 인터넷에서 어둠의 경로로 내려받아 실행한 것이다. 이처럼 AI로도 해킹 도구를 만들 수 있어서 우리 학회가 연구하고 있다. 오픈소스는 잘 쓰면 약이다. 세계적인 회사가 엄청나게 많은 돈을 쏟아 '챗GPT'를 만드는 반면 가난한 나라는 그러기 어려웠다. 그런데 중국에서 '딥시크'가 오픈소스를 활용해 챗GPT보다 저렴한 비용으로 개발됐다는 소식이 알려졌다. 곧바로 정보가 탈취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졌다. 보안을 해결하지 않으면 심각해질 수 있다. AI는 정보를 먹을수록 커진다. 그만큼 개인정보가 빠져나가는 게 문제다. 내가 유튜브로 언제, 어디서, 무슨 영상을 보는지가 전부 정보다. 알고리즘으로 사용자의 취미나 정치 성향도 알 수 있다. 차가 빠르게 달리려면 브레이크가 좋아야 하듯 AI를 활발하게 쓰려면 윤리 의식과 제도가 뒷받침돼야 한다. 이미 사물인터넷(IoT)을 안 쓰는 기기가 없다. 세상이 달라졌으니 안전 수준도 높여야 한다."

2025.03.14 16:20유혜진

"입는 로봇, 안경과 같아…필요한 만큼만 교정해야"

"로봇을 5분만 입더라도 너무 강한 보조력을 받으면 오히려 자기 몸이 무겁게 느껴지는 현상이 나타났습니다." 공경철 엔젤로보틱스 원장은 곧 출시를 앞둔 웨어러블(착용형) 로봇 '엔젤슈트(SUIT) H10'를 안경에 비유하며 이같이 말했다. 안경은 시력이 좋지 않은 이들도 잘 볼 수 있도록 돕는 기구지만, 개인에 맞지 않게 과하게 교정하면 오히려 시력을 악화시킬 우려도 있다. 웨어러블 로봇도 이와 마찬가지라는 설명이다. 슈트 H10은 엉덩 관절 움직임을 보조하는 웨어러블 로봇이다. 기존 '엔젤렉스 M20'보다 작고 간편한 형태로 일상적 수준의 힘을 제공한다. 엔젤로보틱스는 앞서 엔젤슈트를 일반 소비자 웰니스 시장을 겨냥할 생각이었다. 다만 실제 출시를 앞두고 전문 재활기관에 공급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바꿨다. 병원에서는 전문 재활로봇 '엔젤렉스 M20'로 치료를 돕고, 퇴원 후에도 슈트 H10을 활용해 전주기적 재활 치료를 지원한다. 재활의 연속성을 유지하면서 다양한 보행장애 환자를 돕는다는 구상이다. 정형외과나 신경외과 시장으로도 확장해 수술 후 보행 재활치료까지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슈트 H10 개발 과정에서 다양한 착용 실증을 진행한 결과, 제품의 품질이나 성능 부분에 있어서 유의미한 성과를 보여줬다. 다만 이 강력한 보조력이 오히려 착용자 근력을 저하시킬 수 있다는 문제점이 발견됐다. 공 원장은 "사용자가 편의성을 위해 지나치게 높은 보조력을 받으면 우리 몸이 금세 적응을 해버리는 역효과가 발생했다"며 "강한 보조력은 오히려 과유불급일 수 있다는 결론에 도달했다"고 말했다. 엔젤로보틱스는 개인의 신체·건강·보행 데이터에 따라 최적의 보조력을 제공하는 개인 맞춤형 파라미터를 설정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위해 충분한 데이터를 확보하고 인공지능을 활용할 계획이다. 하지만 아직 충분한 데이터를 확보하지 못한 현재 상황에서, 전문인에 의지하는 것이 효과적이고 안전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공 원장은 판단했다. 공 원장은 "슈트 H10은 당초 의료용 등급으로 개발했기 때문에 의료기기 인증 획득에는 무리가 없다"며 "인증을 마친 뒤 의료진에게 최적의 사용을 유도하고 병원에서 가정까지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전략적 방향성의 변경으로 인해 출시 시기가 다소 지연됐지만, 이것이 웨어러블 로봇 기술의 초격차를 실현하고 엔젤로보틱스를 통해 보행 건강을 꿈꾸시는 수 많은 고객분들께 보답하는 길이라고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2025.03.11 11:23신영빈

네이버, 신입 공채 진행…"4개 법인 전 직군"

네이버(대표 최수연)가 5일부터 신입사원 공개 채용을 시작한다고 이날 밝혔다. 팀네이버와 함께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글로벌에 도전해 나갈 인재를 발굴해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하겠다는 목표다. 올해 공개 채용에서는 네이버를 포함해 네이버클라우드∙네이버페이∙스노우 등 4개 법인의 4개 전 직군에 걸쳐 신입사원 지원자를 모집한다. 2026년 2월 이내 대학(원) 졸업 예정이거나 경력 1년 이하라면 누구나 전공과 관계없이 지원할 수 있다. ▲Tech 직군은 온라인 코딩/CS테스트, 기술 역량 인터뷰, 종합 역량 인터뷰 등을 통해 최종 합격자를 선발한다. ▲Service&Business ▲Design ▲Corporate 직군은 주어진 과제를 수행하는 '프로덕트 디벨롭 인터뷰', 실무와 유사한 환경에서 직군 멘토와 과제를 완성시켜가는 '챌린지 전형' 및 종합 역량 인터뷰를 거쳐 최종 합격자를 선발한다. 지원 서류는 네이버 커리어 홈페이지를 통해 17일 오전 11시(KST)까지 접수하면 된다. 지원자들은 해당 홈페이지를 통해 각 법인에 대한 소개 및 팀네이버 직원들이 직접 전하는 채용 후기 등의 영상을 확인해 볼 수도 있다. 각 전형을 거쳐 선발된 최종 합격자들은 7월 중 입사하게 되며, 입사 후 신입사원 입문 교육을 비롯한 다양한 성장 프로그램을 이수한 후 각 법인 내 부서에 배치된다. 최수연 대표는 “네이버는 치열한 글로벌 플랫폼 환경 속에서 우수한 인재들이 단단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다양한 기회를 마련하고 있다”며 “팀네이버의 미래와 글로벌 도전 과제에 뛰어들어 변화를 함께 주도해 나갈 열정적인 인재들의 많은 지원을 바란다”고 말했다.

2025.03.05 11:08안희정

노키아 "드론으로 새 도약…AI 항공 플랫폼 구축"

최근 드론 기술이 공공 안전과 산업 점검, 물류 등 다양한 분야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5G 기반 드론 네트워크는 기존 드론의 한계를 넘어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가고 있다. 핀란드의 통신장비 제조기업 노키아는 지난달 26~28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드론 전시회 'DSK 2025'에 처음 참석해, 5G·LTE 연결을 기반으로 한 '드론 인 어 박스(DiaB)' 솔루션을 공개하며 국내 시장 공략에 나섰다. 지디넷코리아는 노키아에서 드론 사업을 주도하고 있는 토마스 에더 임베디드 무선 솔루션 책임자와 서면 인터뷰를 진행하고, 드론 네트워크 기술의 현재와 미래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5G 드론 네트워크, 연결성·확장성 강화" 기존 드론 시스템을 운용하던 와이파이나 무선 주파수(RF) 기반 통신 기술은 거리 제한과 간섭 문제를 안고 있었다. 토마스 에더 부문장은 "노키아 드론 네트워크는 5G·LTE 이동통신 인프라를 활용해 기존 RF 기반 드론의 거리 제한을 없애고, 드론 운용의 효율성을 획기적으로 향상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5G 네트워크를 활용하면 광범위한 지역에서도 안정적인 비가시권(BVLOS) 운용이 가능하다"며 "이를 통해 산업 점검, 재난 대응, 스마트 시티 구축 등 다양한 분야에서 드론의 활용성을 극대화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노키아 드론 네트워크는 기존 이동통신망을 활용해 추가적인 지상 RF 인프라 없이도 드론을 운영할 수 있어 비용 절감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토마스 에더 부문장은 "특히 5G 기반 드론 네트워크는 실시간 영상 스트리밍과 데이터 처리를 가능하게 해, 감시 및 보안 애플리케이션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며 "이를 통해 도시 및 산업 환경에서의 보안 수준을 한층 높일 수 있다"고 전했다. 이 밖에도 클라우드 플랫폼과 인공지능(AI) 기반 분석, 임무 자동화 시스템과 원활하게 통합해 최소한의 인력으로 완전 자율 드론 운영이 가능한 점도 장점으로 지목됐다. "AI와 IoT 결합, 산업 혁신 가속화" 노키아의 드론 솔루션은 단순한 연결성 제공을 넘어, AI 기반 자동화와 사물인터넷(IoT) 통합을 지원한다. 이를 통해 무인 감시, 긴급 대응, 물류 배송 등의 분야에서 완전 자동화된 드론 운용이 가능해진다. 에더 부문장은 "노키아 드론 네트워크는 클라우드 플랫폼 및 AI 기반 분석 시스템과 원활하게 연동되며, 이를 통해 드론이 자율적으로 임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며 "산업 현장에서 데이터 수집 및 분석이 실시간으로 이뤄져 보다 효율적인 의사결정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런 자동화 기술은 대규모 산업 시설 점검과 발전소 및 정유 시설 모니터링, 대기 환경 감시 등에서 운영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핵심 요소로 작용할 전망이다. 그는 "노키아는 배터리 수명 개선과 에너지 효율성 향상을 위해 차세대 추진 시스템과 배터리 기술을 연구하고 있다"며 "이를 통해 장시간 운용이 가능하고, 보다 경제적인 드론 네트워크를 구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드론 기술의 발전과 함께, 항공 규제 및 보안 문제 또한 중요한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이에 대해 토마스 에더 부문장은 "노키아 드론 네트워크는 전 세계 항공 규정을 준수하며, 5G 이동통신망을 활용해 안전한 데이터 전송을 보장한다"고 말했다. 또한 "특히 노키아 드론 솔루션은 강력한 사이버 보안 기능을 갖추고 있어 해킹 및 데이터 유출 위험을 최소화했다"고 덧붙였다. "향후 5년 연평균 20% 성장 전망" 토마스 에더 부문장은 "노키아의 비전은 자율 및 산업용 드론 운영의 한계를 뛰어넘어 보다 신뢰할 수 있고 안전하며, 기존 통신과 IoT 인프라에 원활하게 호환되는 드론을 만드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향후 드론 산업의 발전 방향에 대해 "앞으로 5년 동안 노키아 드론 솔루션은 연간 최대 20% 이상의 성장을 기대하고 있다"며 "자사 핵심 사업 중 점점 더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한 "산업이 성장함에 따라 드론은 단순한 독립형 솔루션을 넘어 AI 기반 자동화와 엣지 컴퓨팅 지원이 가능한 항공 플랫폼으로 진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노키아 드론 솔루션이 AI 기반 자동화와 실시간 엣지 프로세싱, 향상된 항공 연결성을 가능하게 하는 새로운 기술의 촉매제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기대했다. 에더 부문장은 "2030년 이후에는 드론이 산업 자동화, 공공 안전 및 스마트 인프라 구축의 핵심 요소로 자리 잡으며, 기업과 정부 운영 방식을 변화시키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2025.03.02 08:27신영빈

"휴머노이드 시계 빨라져…물류·제조 현장서 주목"

[벡스코(부산)=신영빈 기자] 드러누워 있던 휴머노이드(인간형) 로봇이 자세를 잡고 일어서자 주변에서 응원의 목소리와 카메라 셔터 소리가 터져나왔다. 2월26~28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DSK 2025' 전시에는 각종 항공기뿐만 아니라 휴머노이드 로봇도 등장해 관람객들의 이목을 끌었다. 드론·로봇 솔루션 전문기업 영인모빌리티는 이번 전시에서 '스마트 모빌리티 혁신을 통한 산업의 미래 변화'를 주제로 다양한 드론 및 로봇 솔루션을 선보였다. 현장에서 만난 권용식 영인모빌리티 대표는 산업 현장에서 활용 가능한 최첨단 기술을 소개하고, 드론 및 로봇 기술이 산업 전반에 미치는 긍정적인 영향을 조명했다. 영인모빌리티는 중국 DJI와 유니트리의 한국 공식 파트너사다. 국내 산업용 드론 및 로봇 솔루션을 개발하고 다양한 산업 현장에 적용하고 있다. 드론 및 로봇 기술을 활용한 효율성 증대와 비용 절감을 지원하는 것이 목표다. 권 대표는 "파트너사의 최신 기술 혁신을 이해하고 국내 시장에 최적화된 솔루션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협력의 핵심"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최신 하드웨어 기술이 한국 시장에 최적화될 수 있도록 기술을 지원하며, 맞춤형 솔루션을 개발해 고객의 높은 요구 사항을 충족시키고 있다"며 "고객의 요구를 반영한 교육 및 유지보수 서비스도 강화했다"고 덧붙였다. 영인모빌리티는 이번 전시에서 유니트리 휴머노이드 로봇 G1과 사족보행 로봇을 직접 시연했다. 권 대표는 이 로봇들의 상용화가 머지않았다고 내다봤다. 권 대표는 "G1은 현재 로봇 기술 연구 및 인공지능(AI) 기반 자동화 시스템 개발에 중요한 실험 기자재로 사용되고 있다"면서 "앞으로 물류 창고와 제조 공정에서 자동화된 작업 수행을 지원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어 "사족보행 로봇은 지형 적응력이 뛰어나 재난·재해 현장, 시설 감시, 원격 정찰 등에 활용 가능할 수 있다"며 "험지에서도 이동이 가능해 구조 작업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라이다와 3D 매핑, 분광 기술, 열화상 촬영 등 첨단 드론 솔루션도 소개했다. 권 대표는 ▲건설과 토목 ▲농업 ▲공공 안전과 소방 ▲에너지와 인프라 등 다양한 산업별 활용 가능성에 주목했다. 그는 "3D 매핑과 라이다 기술을 활용해 정밀한 측량과 시공 관리를 지원하거나, 다분광·초분광 기술을 적용한 작물 건강 모니터링, 스마트 농업 솔루션을 제공하는 등 다방면 활용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영인모빌리티는 국내 드론·로봇 시장 성장에 발맞춰 신사업을 확장할 계획이다. AI와 자율주행 기술을 접목해 보다 정밀한 산업용 드론·로봇 솔루션을 개발하고, 도시 및 농업 분야에서 스마트 솔루션 확대 적용할 방침이다. 권 대표는 "국내외 기업 및 연구기관과 협력해 드론·로봇 솔루션을 보급하고, 이를 기반으로 미래 산업 혁신의 방향성을 제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2025.03.01 17:47신영빈

"드론 점검도 AI로…시간 단축·인건비 절감"

[벡스코(부산)=신영빈 기자] 생활용품을 배달하는 택배 드론부터 공사 현장을 점검하는 산업용 드론, 인명을 구조하는 응급 드론까지. 드론이 우리 일상에 깊숙이 스며들면서, 기체 안전성을 관리하는 일도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기체 결함으로 인한 안전 문제는 드론 산업 성장의 잠재적인 저해 요인으로 작용할 우려가 있다. 드론 상용화 및 양산 단계에서는 품질 관리의 중요성이 더욱 강조된다. 비행체 점검 스타트업 위플로는 2월26~28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DSK 2025'에서 항공안전기술원(KIAST) 및 한국교통안전공단(TS)과 함께 'K-드론 배송관'을 공동 운영하며, 드론 배송 현장에서의 안전 관리 방안을 제시했다. 현장에서 만난 고정완 위플로 운영총괄이사(COO)는 위플로 드론 점검 기술의 주요 가치와 사업 성장성에 대해 설명했다. "안전한 드론 배송, 이륙 전 사전 점검부터" K-드론 배송관에 설치된 '드론배송센터'는 드론의 효율적인 점검과 안전한 배송을 위한 통합 솔루션이다. 관제동과 물류동, 이착륙 패드로 구성됐다. 배송 상황을 관리하고, 기체를 점검하며, 데이터 전산화 등 통합적 운영을 통해 안전한 배송을 지원한다. 점검 패드는 위플로가 자체 개발한 멀티 모달 센서를 통해 비접촉 방식으로 이륙·전 기체 안정성을 확인한다. 한국교통안전공단의 기체 점검 체크 리스트를 연계해 안전관리를 고도화할 수 있다. 위플로가 이번 전시에 선보인 점검 설비는 기존 모델의 핵심 구성 요소인 센서 패드와 배송 인프라를 개선해 시스템 성능을 고도화했다. 기존에는 모터, 블레이드, ESC 상태 등 드론 구동부의 이상 여부만 확인 가능했으나, 점검 범위를 확대해 기체 건전성, 체결 불량(모터·블레이드 방향) 등 총 6가지 항목에 대해 점검할 수 있게 됐다. 주요 부품의 고장 상태는 정상, 고장, 점검요망으로 세분화해 확인할 수 있도록 개선했다. TS 체크리스트와 연계한 자동 기록 시스템을 도입하고 점검 결과를 전산화했고, 기체별 랜딩 기어 가이드를 제공해 일관성 있는 점검 결과 측정이 가능해졌다. 배송 인프라 역시 효율적인 드론 배송 운영 환경 구축을 위해 개선했다. 거점 현장의 날씨를 실시간으로 파악해 비행 여부를 온라인에서 미리 확인할 수 있도록 기상 관측 센서를 연동했다. 고 이사는 "드론배송센터는 드론 점검 및 배송 과정 전반의 효율성과 안전성을 향상시키는 데 기여할 수 있다"며 "사용자에게 편리하고 신뢰할 수 있는 드론 기반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위플로는 작년 국토교통부 '드론 실증도시 구축사업'에 참여해 전국 약 130곳에 드론배송 센터를 구축했다. 포천와 제주시, 부산시를 포함한 총 9곳의 지자체에 드론 배송 거점 21곳, 배송점 81개, 드론 무인 점검 패드 17기를 구축했다. "드론 양산 현장, 품질관리 시장 열린다" 다만 아직까지 드론 서비스 시장에서의 점검 수요가 많지는 않은 편이다. 이보다 드론이 양산되는 현장에서의 품질 관리 사업이 먼저 성과를 낼 전망이다. 위플로는 드론 제조 단계에서 품질 관리 효율성을 극대화하고 안전성을 강화할 수 있는 드론 품질 관리 솔루션 '버티핏 QC'를 개발했다. 버티핏 QC는 드론 생산 단계의 마무리 과정에서 드론 기체의 구동부, 안전성, 기계적 결함 등 16가지 항목을 종합적으로 점검할 수 있는 솔루션이다. 장비 내부에 탑재된 멀티모달 센서와 비전·열화상 카메라를 통해 비접촉 방식으로 드론을 자동 검사한다. 기존 드론 생산 라인에서는 부품 조립 후 기체 상태를 점검하기 위해 드론을 직접 비행하는 플라잉 테스트를 진행했다. 이러한 방식은 추락하여 추가적인 고장을 유발할 수 있으며, 수리 및 재검사에 상당한 시간과 비용이 소요되는 문제점이 있었다. 버티핏 QC는 플라잉 테스트 직전에 드론을 장비에 결합한 후 구동 상태에서 종합적인 품질 관리가 가능하도록 지원한다. 불량 드론의 플라잉 테스트를 사전에 방지하고, 추가 고장을 예방해 생산 효율성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다. 고 이사는 "연간 2만여 대의 드론 생산 라인에서 버티핏 QC를 활용할 경우, 점검 시간을 약 2천800시간 단축하고 인건비를 약 5천500만원 절감할 수 있다"며 "현재 국내 유수의 드론 제조 업체에서 버티핏 QC를 테스트하고 있으며, 올해 상반기 정식 납품을 앞두고 있다"고 말했다. "미래 모빌리티 안전 표준 선도할 것" 고 이사는 "드론 산업 성장을 위해서는 안전성이 우선적으로 검증돼야 한다"며 "드론 및 에어택시(AAM) 시장 상용화에 발맞춰 안전하고 효율적인 모빌리티 생태계 구축에 기여하고자 노력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우선 드론의 경우 점검 프로덕트를 생산 라인부터 운영 단계까지 포괄적으로 확대한다. 생산 라인에서 버티핏 QC의 본격적인 상용화를 통해 드론 제조사들의 품질 관리 효율성을 극대화하고, 드론의 안전성을 강화하는 데 집중한다. 운영 단계에서는 드론 배송 인프라 및 드론 점검 패드를 통해 드론 서비스 사업자들의 운영 효율성을 제고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 이후에는 에어택시 등 미래 항공 모빌리티 플랫폼의 안전 점검 및 관리를 위한 솔루션 개발을 추진할 방침이다. 드론과 에어택시 등 다양한 모빌리티 플랫폼 산업 전반의 품질 향상에 기여한다는 목표다. 이를 위해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 로보틱스 등 첨단 기술을 접목해 솔루션 고도화를 추진한다. 드론 고장 감지 능력을 향상하고, 수명 예지정비 기능 등을 개발할 계획이다. 고 이사는 "미래 모빌리티 시대의 안전 표준을 선도하는 기업으로서 안전하고 신뢰할 수 있는 모빌리티 생태계 구축에 기여할 것"이라며 "끊임없는 기술 개발과 투자를 통해 미래 모빌리티 시대를 선도하는 혁신적인 기업으로 성장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2025.03.01 17:41신영빈

"北 킬체인 골든타임 30분…정찰위성 역량 요원"

[벡스코(부산)=신영빈 기자] 북한군 도발 징후를 사전에 파악하려면 적어도 30분 주기로 한반도 상공을 감시해야 한다. 우리 군 당국은 2030년까지 이같은 인프라를 구축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지만, 일각에서는 정찰 공백에 대한 대안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전완기 아이스아이 한국지사장은 지난 달 26~28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DSK 2025'에서 기자와 만나 "초소형 정찰위성이 군에 전력화되기까지 대안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전 지사장은 아이스아이의 국내 지역전략과 대외관계, 운영활동 관리를 책임지고 있다. 그는 글로벌 항공우주 업계에서 40여년 간 경험을 쌓아왔다. 전 지사장은 미국 랜슬리어 공과대학교에서 기계공학 학사, 미국 일리노이 대학에서 이론응용역학과 석사, 미국 퍼듀 대학교에서 항공우주공학과 박사를 취득했다. 1987년까지 미국 제너럴다이내믹스 포트워스디비젼(현 록히드마틴)에서 F-16 파생형 개발 및 설계를 담당했다. 2008년까지 한국항공주산업(KAI)에서 군용 훈련기 수출 총괄 및 해외 항공방산업체 투자 유치 담당 상무로 근무하면서 KT-1, T-50 군항공기에 대해 6개국 수출을 추진했다. 2017년까지는 영국 롤스로이스 한국 지사장을 역임했으며, 2018년까지 샘코 전략사업본부 사장으로 신규사업 및 UAV 개발 사업들을 담당했다. 2022년 5월까지 사단법인 한국항공정책연구소 이사장으로 국내항공산업 정책연구에 기여했다. 한국항공우주학회 및 한국추진공학학회 회원으로도 활동했다. "민간 기업이 주도하는 정찰위성 산업" 세계 정찰위성 산업에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민간 기업이 국가급 우주자산을 확보하고 정부를 상대로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핀란드 아이스아이도 그 중 한 곳이다. 아이스아이는 세계 최대 규모 합성개구레이더(SAR) 초소형 인공위성 군집을 보유하고 있다. SAR 기술은 광학 이미지와 달리, 광대한 영역의 지구를 지속적으로 관측하고, 밀리미터 수준의 변화까지 포착할 수 있다. 거의 실시간으로 잠재적인 재난 상황을 평가하는 데 적합하다. 주간 또는 야간은 물론, 구름에 덮인 곳에서도 데이터를 수집한다. 아이스아이는 확보한 SAR 위성을 바탕으로 보험 및 자연재해 대응, 복구, 보안, 해양 모니터링 및 금융 등과 같은 분야의 고객들이 객관적인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전 지사장은 "아이스아이는 업계 최고 수준인 25cm급 고해상도의 소형 SAR 위성을 포함해, 2018년 이후 총 44기의 위성을 궤도에 올리는 데 성공했다"고 말했다. 아이스아이 소형 SAR 위성은 높은 해상도와 함께 지상 상황을 심층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드웰 파인' 영상 모드도 제공한다. 레이더 신호가 지표면의 정의된 영역에 초점을 맞춰 25초 동안 영상을 촬영해 변화하는 지상 상황을 보다 심층적으로 파악한다. 지상의 비행기와 해상의 선박 등 구체적인 모형까지 식별한다. 특히 자연배경에 가려져 있는 차량이나 빌딩과 같은 인공 구조물에 대한 세밀한 탐색도 가능하다. 아이스아이는 사용자 수요에 부합하는 다양한 촬영모드를 연구·개발하고 있다. "군 정찰위성 공백 메워야" 우리 군은 425 사업을 통해 군 정찰위성 도입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현재 전자광학(EO)·적외선(IR) 위성 1기과 함께 SAR 위성 1기가 배치됐고, 지난해 12월 두 번째 SAR 위성을 쏘아 올린 바 있다. 군 당국은 정찰위성 2기를 올해 추가로 쏘아 올려 '425 사업'에 따른 위성 5기 발사를 올해 마무리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2시간 단위로 북한의 미사일발사차량(TEL) 움직임과 병력 이동, 북한 지휘부 동선 등을 밀착 감시한다는 방침이다. 전 지사장은 "최근 수년 전부터 북한이 고체연료를 쓰기 시작한 점이 변수"라면서 "2시간 재방문 주기로는 정찰공백이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북한은 과거 액체연료를 사용하는 탄도미사일을 주로 사용해왔다. 이 경우 연료를 주입하는 시간 때문에 발사까지 시간이 많이 소요됐다. 이 때문에 2시간마다 상공을 관찰해도 사전에 탄도미사일 발사를 탐지하는 데 무리가 없었다. 하지만 고체연료를 사용하기 시작하면서 더욱 촘촘한 감시망이 필요해진 것이다. 우리 군은 차후 소형 정찰위성 30여기를 추가로 발사해 대북 감시 공백을 최대한 줄인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재방문 주기를 30분으로 단축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그러나 현재 연구개발중인 초소형 정찰위성이 군에 전력화되려면 최소한 2030년 이후가 될 전망이다. 전 지사장은 "이 때문에 향후 10여 년간의 정찰공백을 메우기 위해선 대안이 필요하다"며 "민간 업체와 협력할 수 있는 부분에 대해서는 충분한 가능성을 열어둘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2025.03.01 08:09신영빈

"드론 수십대가 동시타격…피해 극대화·방어체계 무력화"

[벡스코(부산)=신영빈 기자] 21세기의 전쟁터는 더 이상 탱크와 대규모 병력이 격돌하는 전장이 아니다. 굉음과 연기 대신 보이지 않는 곳에서 치명적인 공격을 가하는 드론과 자율 무기가 전장의 하늘을 메우고 있다. 무인이동체 자율군집제어 전문기업 파블로항공은 26일 부산 벡스코에서 개막한 드론 전시회 'DSK 2025'(드론쇼코리아)에서 차세대 국방 드론 기술을 소개했다. 최근 전쟁 패러다임이 소형·소모성 드론 중심으로 변화하는 가운데, 파블로항공은 '군집드론 전투체계'를 주제로 감시·정찰 및 공격 임무를 수행하는 군집드론 기술을 선보였다. "드론 동시 일제공격…폼보드로 대량 양산 용이" 유동일 파블로항공 최고기술책임자(CTO)는 "경량 탄두를 분산 탑재하고 다수의 군집드론을 활용한 '동시 일제공격' 방식을 적용해 기존 소형 드론의 운용 한계를 극복했다"고 설명했다. 동시 일제공격 방식은 다수의 드론이 동시 혹은 시차 공격을 수행하는 전략적 개념이다. 표적을 다양한 각도와 타이밍으로 타격해 피해를 극대화하고, 적의 방어체계를 효과적으로 무력화하는 것이 목적이다. 파블로항공은 이번 전시에 직충돌드론 'S10s'를 처음 공개했다. 드론 운용 기술에 동시 일제공격 방식을 적용한 것은 해외에서도 드문 사례라고 유 CTO는 설명했다. 이 드론은 메시 통신 기반 군집드론이 다방향·다시간대 공격을 수행하는 것이 특징이다. 취약 방향으로 동시 직충돌을 수행해 효과적으로 표적을 제압할 수 있다. 즉각적인 출격이 가능해 신속한 작전 수행이 용이하고, 다양한 임무 요구에 맞춰 빠르게 장비를 교체할 수 있는 것도 장점으로 꼽힌다. 이 밖에도 폼보드 소재를 활용해 신속한 제작과 대량 생산이 가능하며, 기존 드론 대비 가격을 대폭 절감했다. 소모성 드론이란 역할에 맞게 현실적으로 설계한 모습이다. "올해 2분기 상용화…군집드론 100만 양병 목표" 파블로항공은 S10s 기본형 드론을 올해 2분기 내 상용화시킬 계획이다. 다양한 군 요구에 맞춘 파생형 버전도 연내 순차적으로 출시할 예정이다. 장거리 정찰용 드론 R20s, 고중량 직충돌이 가능한 S10s 수직이착륙형 드론도 내년 출시를 목표로 개발 중이다. 중장기적으로는 군집드론의 자율제어 수준을 4단계로 고도화하고, 글로벌 표준을 선도하겠다는 방침이다. 파블로항공은 현대 전장 환경이 소형 무인기의 빠른 배치와 지속적 운용이 중요한 요소가 되고 있는 만큼, 이에 대응하기 위해 군집운용, 자율비행, 모듈형 임무 장비 시스템을 접목한 군용 드론을 개발 중이다. 유 CTO는 "저가형·소모성 드론의 신속 대량 생산 체제를 구축하고, 이를 기반으로 다양한 임무에 적응할 수 있는 확장형 군집드론 플랫폼을 마련하고자 한다"며 "전장 환경에 맞춰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체계를 개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자율 군집제어 기술을 기반으로 '군집드론 100만 양병설'을 실현할 것"이라며 "방위산업 기술을 선도하고 자주국방 역량을 강화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50대 메시통신 군집비행, 올해 상반기 공개" 파블로항공은 군집드론 기술 고도화와 다양한 산업군 적용을 목표로 연구·개발을 이어오고 있다. 먼저 수직이착륙이 가능한 50대 규모의 드론이 메시통신을 기반으로 자율군집비행을 펼치는 기술을 올해 상반기 중 선보일 예정이다. 국방과학연구소 주관으로 LIG넥스원과 협력해 진행 중인 사업이다. 유 CTO는 "이런 메시통신 기반의 자율군집비행은 세계적으로도 유례가 없는 규모로, 군집드론 기술력을 입증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항공기 외관검사에 쓰는 드론도 개발하고 있다. 국토교통부·대한항공과 협력해 정부 과제를 수행하고 있으며, 이와 별개로 자율 외관검사 드론 시스템도 연내 선보일 계획이다. 저고도 운항위험도 평가시스템(L-ORAS)도 이번 전시에 처음 공개했다. 국내 저고도 비행의 안전성을 높이기 위해, 유럽항공안전청(EASA) 및 미국 연방항공청(FAA)의 위험도평가 모델을 바탕으로 웹 기반 시스템을 구축했다. 유 CTO는 "드론 운용 시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을 사전에 분석하고, 최적의 비행 경로 및 운용 방안을 제시해 안전성을 극대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기술 개발을 통해 파블로항공은 군집드론을 중심으로 방산 및 민간 무인기 산업을 선도하는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할 것"이라고 밝혔다.

2025.02.28 16:10신영빈

"정찰·敵 타격까지 척척…무인 AI 드론이 전장 모습 바꾼다"

[벡스코(부산)=신영빈 기자] 드론을 포함한 주변 설비에 인공지능(AI) 기술이 접목되면서 활용 영역이 더욱 커지고 있다. 위험 상황시 적시에 빠른 정찰 드론을 투입하고, 적군 비행체를 무력화시키는 등 방어 솔루션도 고도화됐다. 드론 인공지능(AI) 기업 니어스랩은 26일 부산 벡스코에서 개막한 드론 전시회 'DSK 2025'(드론쇼코리아)에서 AI 기반 드론 운용 시스템을 대거 선보였다. 무인 드론 스테이션인 '에이든 스테이션'부터 원격 하드킬 드론 발사대 '카이든 런처', 전술 폭격 군집드론 '자이든', 자율비행 풍력발전기 점검드론 '니어스윈드 프로' 등을 처음 선보였다. "드론 이착륙·배터리 교체 무인화" 에이든 스테이션은 지난 CES 2025에서 최고 혁신상을 받은 제품이다. 드론 자동 이착륙과 배터리 자동 교체 시스템을 탑재했다. 스테이션 중심에 배치된 로봇 팔이 4분 만에 드론 배터리를 바꿔서 다시 이륙할 수 있게 한다. 배터리를 교체하는 동안 비행으로 인해 과열된 드론을 냉각시킨다. 스테이션 무게는 95kg다. 5개 배터리를 동시에 충전할 수 있다. IP66 방진·방수 기능을 갖춰 악천후 속에서도 안정적인 임무 수행을 지원한다. 최재혁 니어스랩 대표는 에이든 스테이션이 단순한 충전 스테이션을 넘어서 드론 무인화의 새로운 해법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 대표는 "배터리 자동교체 시스템을 통해 드론을 장시간 연속 운영할 수 있다"며 "긴급 출동과 군집 임무를 효율적으로 수행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에이든 스테이션은 이동형 컨트롤 센터 역할을 수행해 다양한 산업 분야에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또 무인 운영이 용이해 작전 범위를 넓히는 데도 유리하다. 여기에 투입되는 자율비행 드론 '에이든'은 1.99kg 초경량 설계와 컴팩트한 디자인으로 즉각적인 현장 배치에 유리한 것이 특징이다. 엣지 컴퓨팅과 AI 기반 자율비행 기술을 적용해 복잡한 환경에서도 안정적으로 작동한다. "적군 드론 무력화…전술 폭격도 정밀하게" 카이든 런처도 눈에 띄었다. 작년 자율비행 하드킬 드론 '카이든'을 선보인 데 이어 이를 체계적으로 발사·운영할 수 있는 설비를 소개한 것이다. 카이든은 시속 250km 이상의 초고속 비행으로 위협 무인기를 무력화하는 드론이다. 비전 AI 기반 실시간 표적 탐지와 정밀 타격 기능을 갖췄다. 무게는 불과 2.7kg다. 약 1kg의 탄두를 추가로 탑재할 수 있다. 카이든 런처는 하드킬 드론 운용을 돕는 발사대다. 20여개 기기를 안전하게 수납할 수 있고, 광역적으로 배치해 원격 운용이 가능하다. 전장에서의 작전 지속성을 높여주는 설비다. 전술 폭격 군집드론 '자이든'도 공개했다. 자이든은 무게 약 4kg의 드론 여러 개를 겹쳐서 쌓을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적층 상태에서 신속하게 전개하고 군집 대형을 형성해 임무 지역으로 이동한다. 자이든은 표적을 탐지하면 온보드 컴퓨터에서 실행되는 AI 기반 추적 시스템을 통해 정밀 타격을 수행한다. 고가치 표적에 대해서는 동기화된 동시 타격(TOT) 작전을 수행해 적의 반응 시간을 최소화하고 타격 효과를 높인다. 최 대표는 "자이든은 전자전에 의한 통신·위성 항법 신호 차단에도 대응할 수 있는 강건한 복원력을 보유하고 있다"며 "실시간 전장 정보에 기반해 임무를 빠르게 적응하고 전투 효율성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루 걸리던 풍력 발전기 검사 15분 만에" 시설 점검 분야에서도 자율비행 드론의 기대감이 보다 높아지고 있다. 니어스랩은 자율비행 풍력발전기 점검드론의 신형 모델인 '니어스윈드 프로'를 새로 선보였다. 블레이드 엣지를 따라 고해상도 데이터를 수집한다. 이 드론은 최소한의 인력 투입으로 효율적이고 정확한 안전 점검을 지원한다. 작업자는 위험을 최소화하고 점검 시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할 수 있다. 사람이 풍력 발전기 1개를 검사하는 데 최소 하루 이상 소요됐지만, 니어스윈드 프로를 활용하면 약 15분 만에 검사가 끝난다. 1mm 이하의 결함도 식별할 수 있는 정확성도 갖췄다. 니어스랩은 이 밖에도 AI 드론의 임무 수행을 실시간으로 관찰하고 음성 명령을 내릴 수 있는 관제 기술도 시연했다. 손쉽게 영상 분석과 드론 제어가 가능했다. 지도에 흩어진 여러 드론 화면 가운데 "3번 영상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어?"라고 물어보면 이에 대해 분석해주고, "경찰을 찾아줘"라고 하면 관련 인물 데이터만 모아서 보여주는 식이다. 최 대표는 "AI 자율비행 드론이 어떻게 미래를 바꾸고 다양한 산업에서 혁신적인 역할을 할 수 있는지 보여주고자 했다"며 "점검과 치안, 실종자 수색, 적 드론 요격 등 다양한 분야에서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겠다"고 말했다.

2025.02.27 08:51신영빈

"로봇 경쟁력 핵심은 부품…실증·표준 지원해야"

“로봇 사용 대수가 많다고 로봇 강국이 되는 건 아닙니다. 로봇 기업과 부품 기업이 서로 적극적으로 협업해야 글로벌 역량을 키울 수 있다고 봅니다.” 류재완 에스비비테크 대표는 국내 로봇 산업의 발전을 위해서는 부품 생태계를 강화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우수한 부품 기술력을 바탕으로 규모의 경제를 실현해야 가격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이다. "감속기 생활 35년…국산화 기여하고 싶어" 류 대표는 약 35년 넘게 로봇 부품 개발과 생산에 몸담아 온 전문가다. 그는 서울대에서 기계설계 학·석사를 공부하던 때부터 로봇 개발의 꿈을 키웠다. 1989년 졸업과 동시에 대우중공업 연구소에 입사했다. 당시 기존 로봇팀이 해체된 상태라 감속기 개발로 업무를 시작했다. 주로 굴삭기 선회와 주행용 감속기, 지게차용 변속기 등 개발을 담당했다. 1995년 로봇 개발팀이 다시 꾸려지는 시점에 본격적으로 로봇을 시작했다. 당시 회사가 일본 가와사키 중공업과 기술 제휴를 맺으면서, 일본 기술연수를 가서 로봇 설계 기술을 배울 수 있었다. 그는 주로 수직다관절 로봇을 개발에 참여했다. 하지만 독자모델 개발을 마치고 양산을 준비하려던 때 대우그룹이 위기를 맞으면서 다시 로봇팀이 해체됐다. 이후 로봇팀 동료들이 창업한 라온테크에서 로봇을 개발했고, 독립해서 자동차 부품 생산 등 사업에 나서기도 했다. 그러다가 다시 로봇 분야로 돌아와 이노스웰에서 원자력 발전소 정비 로봇 개발에도 참여했다. 2018년 송현그룹에서 에스비비테크를 인수하고, 감속기와 로봇분야를 경험한 전문경영인을 찾는 시점에 예전 직상 상사의 추천으로 합류하게 됐다. 류 대표는 “로봇 개발 시 항상 아쉬움을 겪었던 감속기의 국산화에 기여하는 것이 엔지니어로서 더 의미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많았다”고 말했다. 류 대표가 첫 직장 생활을 시작할 때부터 늘 품고 있던 기술은 '기어와 감속기'였다. 일반 산업용 감속기부터 시작해, 로봇팀에서는 로봇용 감속기 및 손목구동 기어 메커니즘을 담당했고, 현재는 로봇용 감속기를 주 사업으로 하는 회사를 운영하게 됐다. "하모닉 감속기 원천기술 확보…새 시장 선점" 에스비비테크는 영문명 중 BB가 '볼 앤드 베어링'을 뜻하는 만큼, 베어링 회사로서 정체성을 지녔다. 특히 반도체 공정 중 진공로봇에 사용하는 초박형 베어링이 주력이다. 초박형 베어링은 아주 얇은 베어링 궤도륜을 정밀하게 가공하는 기술이 필요하다. 하모닉 타입의 감속기는 핵심 3개 부품 중 2개가 기본적으로 탄성 변형이 쉽게 되면서도 정밀도를 유지해야 하는 부품으로 구성된다. 베어링 사업에서 확보한 박형 부품 가공 기술을 그대로 필요로 하는 제품이기 때문에 일찍이 국산화에 나설 수 있었다. 핵심 경쟁력은 하모닉 감속기의 핵심 부품인 베어링에 대한 원천기술을 확보한 것이다. 독자 치형인 알파치형 설계 기술과 소재 및 열처리 기술, 기타 해석 기술, 정밀 가공 기술 등 하모닉 타입 감속기를 제작하기 위한 대부분의 원천기술을 보유했다. 이를 통해 맞춤형 주문 대응 능력을 키웠다. 자체 원천기술을 토대로 고객 요구 사항을 빠르게 충족할 수 있다는 것이다. 표준모델 4주, 특주타입은 8주 내에 납기할 수 있도록 체계를 구축했다. 가격 경쟁력도 강점이다. 핵심 부품을 고정도 기술로 직접 생산해 높은 품질을 유지하면서 일본 하모닉 타입 감속기 선도 업체 대비 70% 수준의 가격으로 제품을 공급한다. 류 대표는 “하모닉 타입 감속기를 가장 많이 사용하는 시장은 산업용 로봇이지만, 현재 경쟁이 무척 심화된 상황”이라며 “시장에서 요구하는 품질과 가격이 일본의 선도 사업자를 비롯해 중국 사업자 등에 의해 격차가 점차 좁아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경쟁 과열로 산업용 로봇 부문에선 공급업자를 언제든지 바꿀 수 있는 현상도 벌어지고 있다. 생산의 스마트 공장화와 본격 양산을 통한 품질과 가격 경쟁력 확보가 준비되는 시점에 중요한 플레이어로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게 류 대표의 구상이다. 하모닉 타입 감속기 수요 시장이 방위 산업과 협동로봇, 서비스로봇, 휴머노이드 로봇 등으로 점차 다원화되고 있는 것도 기대되는 점이다. 에스비비테크는 전통적인 감속기 적용 부분에서 입지를 공고히 하면서, 신규 시장에서는 경쟁력을 선점하기 위한 전략을 펴고 있다. "로봇 트렌드 경량·소형화…휴머노이드도 대응" 류 대표가 꼽은 감속기의 최근 기술적 트렌드는 경량화와 소형화다. 로봇의 활용 범위가 넓어지면서 로봇의 크기가 작아지고 있으며, 사람과 밀접하게 접촉하는 경우도 증가하면서 관련 기술에 대한 수요도 높아지고 있다. 에스비비테크는 4년 동안 소부장 으뜸기업 지원 대형 과제를 통해 소재부터 최적화된 설계로 하모닉 타입 감속기의 무게를 경량화했고, 구조 최적화로 완성도를 높였다. 류 대표는 감속기 중량대비 고토크화 수요도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같은 크기에서 기존보다 더 높은 하중 전달능력 확보가 중요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 경우 같은 부하에서 감속기의 수명이 더 늘어나는 효과도 나타난다. 에스비비테크는 치형설계 최적화와 접촉각도 확대를 통해 하중 전달 능력을 극대화하고 있다. 작동 개념을 완전히 바꿔 3점 접촉 타입을 개발해 보다 높은 토크 전달력을 확보했다. 최근에는 휴머노이드 로봇에 적용되는 소형 유성기어 감속기 연구도 진행하고 있다. 하모닉 타입 감속기와 마찬가지로 초소형 모듈로 구성되기 때문에 큰 어려움 없이 개발할 수 있다고 류 대표는 자신했다. 이 밖에도 초박형 베어링의 경우 반도체 장비뿐 아니라 방산에서 활용도가 높아지고 있다. 에스비비테크는 최근 미사일 내부 센서, 조종 구동기용 베어링 개발도 적극 추진하고 있다. "로봇부터 방산·조선·반도체까지 수요 커진다" 에스비비테크는 크게 4개 분야에 영업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방위산업 ▲산업용(협동) 로봇 ▲서비스 로봇 ▲해외사업 등이다. 에스비비테크는 방사청 무기체계부품 국산화 개발 지원 사업을 통해 2019년 이후 원격사격통제체계(RCWS) 및 광대역 무선전송장비(HCTR)용 감속기 국산화에 성공해, 양산 공급을 진행하고 있다. 류 대표는 “K-방산 하모닉 감속기 국산화 선두주자로서 입지를 키우고 신규 체계사업에도 지속적으로 참여하고 있다”며 “특히 올해는 기존에 적용된 감속기를 교체하는데 필요한 정비용 감속기 사업을 수주해 국내 방산분야에서 독점적 지위를 이어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산업용 로봇은 세부적으로 제조용 로봇과 조선소 로봇, 반도체 장비를 중심으로 개발이 진행되고 있다. 제조용 로봇은 글로벌 선도기업이 주도하고 있다. 국내 기업들은 특정 부품 공급망과 수급 가격 경쟁력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제조용 로봇의 구조부, 제어부 부품 국산화율은 약 40% 수준에 그친다. 국내 로봇 업체들의 국산화 부품 공급 필요성이 높아지는 가운데, 에스비비테크는 국내 주요 로봇 업체와 협업을 통한 국산화 및 신뢰성 검증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속적인 연구·개발(R&D) 투자와 인력 확대 양성에 집중하고 있다. 에스비비테크는 특성상 정밀제어와 진동 소음에 민감한 웨이퍼 이송 로봇에 적용되는 감속기를 국내 최초로 국산화하고 다년간 양산 공급을 진행하고 있다. 최근에는 주요 반도체 장비 업체 등에서 고정밀 감속기 국산화 문의가 증가하고 있어, 향후 반도체 장비 시장에서의 입지가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조선업 현장에서는 숙련된 용접공 구인난이 지속되며 용접용 경량 로봇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 이에 2022년부터 초경량 감속기 개발 공급 실적을 필두로 용접용 경량 로봇 기구부 자체를 공급하고 있다. 향후 로봇산업의 성장을 견인할 핵심 분야로 꼽히는 서비스 로봇 분야에서도 소형 및 경량화 감속기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의료용 하모닉 감속기 개발을 마치고, 대기업 중심의 목표 시장을 탐색 중이다. 이 밖에도 국내 주요 서비스 로봇 업체와 협업해 사업화를 진행하고 있으며, 로봇 제조 기업들이 직접 부품을 생산하는 캡티브 마켓 진출 확대를 위해 힘을 쏟을 계획이다. 휴머노이드 개발 업체와도 협업을 추진 중이다. 물류와 마이크로 모빌리티 분야로의 진출도 주목된다. 국내 대기업과 공동 연구·개발을 통해 효율성을 높이는 전용 구동모듈을 개발하고 있다. 조만간 시제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마지막으로 하모닉 타입 감속기의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한 채널을 키우고 있다. 중화권 및 유럽, 미주, 일본 등 해외 유통망 확대를 추진 중이다. 오는 3월 독일에서 열리는 '하노버 메세 2025'에도 제품을 출품해 글로벌 인지도를 강화할 예정이다. "부품 생산, 규모의 경제로 가격 경쟁력 키워야" 류 대표는 “대한민국 로봇 사용 밀도가 세계 1위라고 하지만, 로봇업계 규모는 아직 미약하다”며 “대부분 중소 규모 로봇 업체들은 사업상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토로했다. 그는 “꾸준히 기술 개발과 투자를 이행하는 기업에 정부와 유관 기관들에서 힘을 실어주는 정책이 필요하다”며 “부품 생산에서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고 가격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를 위해 ▲부품 국산화 기술 개발 지원 ▲개발된 부품에 대한 지속적인 실증(PoC)을 통한 시장 확보 지원 ▲로봇 업체 간 상호 표준 부품 체계를 구축하는 일 등이 선행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국산 부품 활용 시 이점을 주는 방안도 고려될 수 있다는 게 류 대표의 생각이다. 류 대표는 “각 업체가 잘하는 전문 분야에 집중하면서 부족한 부분은 또 다른 우수한 업체와 협업하는 환경이 조성되어야 한다”며 “앞으로 로봇 산업 성장과 함께 다양한 협업과 스마트한 비즈니스 모델 개발이 지속되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현재 한국로봇산업협회 주도로 로봇부품기업 협의체 구성을 준비하고 있다”며 “에스비비테크가 협의체 구성과 활동에 주도적인 역할을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2025.02.20 09:30신영빈

'IT 유튜버' 된 방송사 음향 엔지니어의 이유 있는 변신

IT 기기 리뷰 유튜브 채널 '인태크'는 이커머스 영역에 진출한 벤처 기업으로 급성장했다. 창업자 황인태 대표의 IT 제품 검증의 전문성과 이해하기 쉬운 리뷰 등이 성장의 발판이 돼왔다. 채널의 시작은 2020년 말이었다. 황 대표 본인의 관심 분야인 IT를 주제로 대중과 소통하려던 시도였다. 황 대표는 LG디스플레이에서 공정 엔지니어로 디스플레이 제조에 참여했고, 팬택에서는 소프트웨어 연구원으로 일했다. 이후 전주MBC에서는 음향 엔지니어로 활동하는 등 다루는 기술의 폭이 넓다. 그는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면서 많은 이들이 생활 속의 IT 기기를 어려워한다는 점을 새삼 깨달았다"며 "이 복잡한 세계를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돕겠다는 미션을 세운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구독자 수 5만명을 넘긴 인태크 채널의 차별점은 '직접 검증'에 있다. 단순한 제품 리뷰 나열을 넘어서 황 대표 본인의 전문성 기반으로 철저히 검증해서 장단점을 설명한 콘텐츠가 시장에 통했다. 이 가운데 리뷰 제품의 구매를 원하는 시청자 요청이 늘어나면서 이커머스 시장에도 자연스럽게 진입했다. 이 결과물이 2023년 말 출시한 인태크 쇼핑몰이다. 맥세이프케이스와 기계식키보드, 스피커 등 IT 가운데서도 음향 분야의 전문 제품들이 주력이다. 각 분야의 전문 브랜드들과 긴밀히 협업하고 제품을 검증하는 체계가 자리잡았다. 소비자 피드백을 반영해 직접 제품 개발에 반영하는 방식도 눈길을 끌었다. '그냥이거사' 패키지 제품은 대표적 성공 사례다. 갤럭시 S24 출시와 함께 선보인 이 패키지는 휴대폰 케이스, 강화유리, 무선 충전기로 구성해 소비자들의 호환성 고민을 획기적으로 해결했다. 이 기획으로 단 6개월 만에 1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는 성과를 거둘 수 있었다. 이처럼 영상과 커머스의 경계를 허무는 시도는 황 대표가 몸담은 전주MBC 내에서도 화제가 됐다. 지난해 중소벤처기업부 산하 창업진흥원 주관으로 이뤄진 사내벤처 모집 사업에서 A 등급에 선정되기도. 황 대표는 "제가 속한 방송사의 지역 계열사 중 최초로 출범한 사내벤처가 인태크가 됐다"며 "IT 전문성을 영상과 커머스에 녹이는 시도가 빼어난 혁신성이 있음을 보여준 사례"라고 설명했다. 경영 측면에서는 유튜브 채널과 인태크 쇼핑몰의 연계를 강화하고 있다. 특히 카페24의 유튜브 쇼핑 전용 스토어 기능을 통해 영상 시청자가 클릭 몇 번으로 상품을 구매할 수 있도록 했다. 유튜브 채널 홈의 스토어 방문 탭, 영상 아래 태그된 상품 등을 통해 자연스러운 제품 노출이 가능해졌고, 이는 판매량을 30% 증가시키는 효과를 가져왔다. 앞으로의 목표는 'IT 커뮤니티 플랫폼'이라고 요약했다. 검증된 IT 제품을 판매하는 스토어 역할에 충실하면서도 사용자들의 후기를 자유롭게 공유하며, 여기서 다시 아이디어를 발굴하는 커뮤니티 플랫폼을 지향한다. 황 대표는 "여러 사람의 다양한 의견이 모일수록 IT 제품의 알맞은 구매와 사용이 쉬워질 것"이라며 "유튜브의 강점과 이커머스를 활용해 고객 혜택을 키워가겠다"고 강조했다.

2025.02.16 08:55백봉삼

[보안리더] 조영철 KISIA 회장 "보안전문가 경력관리 필요"

"보안 전문가 경력 관리 체계를 만들겠습니다. 신입사원이 어떤 과정을 거치면 정보보호최고책임자(CISO)까지 오를 수 있다는 기준을 알리는 겁니다. 이렇게 CISO 역량을 키우고 정보보호 기업 스스로도 보안 수준을 높이면 국내 정보보호 산업이 국가전략산업으로 자리잡는데도 도움이 될 것입니다." 조영철 한국정보보호산업협회(KISIA) 회장은 최근 서울 송파구 협회에서 열린 지디넷코리아와의 인터뷰에서 "첨단 산업으로 국가경쟁력을 끌어올리려면 정보보호 분야가 뒷받침돼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조 회장은 지난해 2월 KISIA 17대 회장으로 취임했다. 서울대 제어계측학과 학·석사에 이어 서울대 전기공학부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이후 2000년 파이오링크를 설립해 대표를 맡고 있다. KISIA는 정보보호산업법에 의해 1998년 설립됐다. 조 회장이 대표인 파이오링크가 회장사, 소프트캠프가 수석부회장사다. 이를 포함해 311개 국내 정보보호 기업이 회원사로 활동 중이다. 아래는 조 회장과의 일문일답. -보안 전문가 경력 관리 체계가 왜 필요한가? 보안 전문가 경력 관리 체계는 정보보호 인력이 업계를 벗어나지 않고 기업에서 CISO 역할을 다하도록 경로를 알려주는 체계다. 조직의 정보보호 수준을 강화하려면 보안 전문가 경력 주기를 관리해야 한다. 이 일을 갓 시작한 사람부터 CISO까지 단계마다 경력을 설계할 필요가 있다. 지역별 CISO가 교류하며 성장할 수도 있다. 수도권과 달리 지방에 있는 기업에서 정보보호 인력은 교육 기회가 적다. KISIA는 기술 동향과 법·제도를 안내하고 직무 상담 등을 지원하겠다. -교육 프로그램과 아울러 인력 실태를 조사해야 한다는 지적이 있다 산업 맞춤형 인력을 양성하려면 직무 중심 인력 수급 현황을 제때 파악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 이를 위해 KISIA는 지난해 '사이버 보안 인력 수급 실태 조사'를 국가 승인 통계로 개발했다. 정기적으로 인력 수급 현황을 점검하고, 이를 바탕으로 전략을 보완할 것이다. 조사 결과를 토대로 직무 교육을 하고, 인력 관리 방안을 실행하는 것은 물론이다. -정보보호 기업도 해커 공격을 받는다던데, 해법이 있나?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이 발표한 사이버 위협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침해 사고는 1천887건으로 1년 전보다 48% 늘었다. 중소기업이 주로 피해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해커가 개발 서버를 공격해 악성코드를 심는 경우가 많았다. 국내 많은 보안 기업 역시 일반 중소기업과 마찬가지로 정보보호에 투자해야 하지만 여력이 없다고 미루곤 했다. '스스로 잘하고 있다'고 인식하기도 했다. 이제 반성한다. 정보보호 기업은 고객 내부 서버를 제어하는 권한을 위임받기에 매우 높은 수준의 보안이 요구된다. KISIA는 올해 정보보호자율보안협의체를 꾸리기로 했다. 김진수 트리니티소프트 대표가 협의체 의장을 맡는다. 보안 수칙을 제시하는 한편 우수 사례를 공유해 사회적 차원의 자율 보안을 확보할 것이다. -수출이 한국경제 화두다. 국내 정보보호 산업이 수출산업이 되려면? KISIA는 올해 정보보호 해외진출협의체를 새로 운영할 계획이다. 지난해 운영하던 일본진출협의체를 해외진출협의체로 확대했다. 기업별로 어떻게 해외에 진출하면 좋을지 논의하고 기업 간 협력 방안을 찾을 예정이다. 인도네시아 같은 동남아시아에서 현지 우수 인력 양성 사업(SMTP)을 하고 있는데, 이와 관련된 협의체도 운영하고 있다. 해외에서 인증받으려는 국내 정보보호 기업은 한국 정부로부터 지원받을 수 있다. 미국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정보보호 산업 전시회 'RSAC'를 비롯한 해외 전시회에 KISIA가 한국공동관을 운영하므로 여기 참여해도 좋다. 정보보호 제품은 설계할 때부터 국제 표준을 준수해 만들어지기에 해외에서 경쟁력을 기본적으로 갖췄다고 생각한다.

2025.02.15 13:37유혜진

전자 부품부터 의료·패션까지…"3D 프린팅 기술 활용 확대할 것"

“3D 프린팅 산업은 전통 제조업 분야부터 의료와 패션 등 새로운 영역까지 끊임없는 도전을 마주합니다. 한국 시장에서 3D 프린팅 기술을 보급하고 산업 전반의 혁신을 주도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문종윤 스트라타시스 한국 지사장은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3D 프린팅 산업에 대해 이같이 진단했다. 그는 3D 프린팅 기술에 대해 “반드시 가야하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스트라타시스는 3D 프린팅 및 적층 제조 분야의 글로벌 선두주자다. 1989년에 미국에서 설립된 뒤, 2012년 이스라엘 3D 프린터 업체 오브젯과 합병했다. 지난 2023년 기준 글로벌 매출은 6억2천800만 달러(약 9천62억원)에 이른다. 문종윤 지사장은 2020년부터 스트라타시스 한국 비즈니스를 총괄하고 있다. 그는 서울대학교 항공우주공학과 학·석사를 지낸 뒤, IT 업계에서 30여 년간 경력을 쌓았다. IBM-BCS, 헥사곤PPM, 텔레카, JDA, PTC 등 글로벌 기업에서 사업을 주도했다. 문 지사장은 스트라타시스 한국 지사의 목표로 국내 기업들의 제조 경쟁력 강화를 꼽았다. 디지털 환경을 물리 세계로 옮기고 검증하는 과정에서 최적화 작업을 지원한다는 것이다. 그는 “3D 프린팅 적층 제조 기술을 통해 시제품 제조 수요에 대해 비용과 배송시간을 절감하고 질적 완성도를 높이는 데 기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제품 개발 속도·생산성 높여" 수요 산업군도 다양하다. 각종 전자 업체부터 자동차 산업계까지 주요 제조업체들이 이 기술을 활용하고 있다. S전자는 새로운 전자 기기의 부품 및 케이스 설계 검증에 3D 프린팅 기술을 도입했다. 용융 적층 모델링(FDM)과 폴리젯 기술을 통해 시제품 개발 속도와 생산성을 높인다. H차는 자동차 외장 부품, 내장재, 소형 부품 제작에 3D 프린팅 기술을 적용했다. 기존 금형 제작 과정 없이 신속한 설계 변경과 검증이 가능한 점이 장점으로 꼽힌다. 부품 경량화와 디자인 최적화를 위한 접근 방식을 구현했다. 화장품 용기와 드론 업계에서도 3D 프린터를 이용 중이다. A사는 스트라타시스 폴리젯 3D 프린팅 기술을 활용해 화장품 용기 디자인을 시제품으로 제작하고 있다. 다양한 소재와 색상을 한 번에 출력 가능해 복잡한 디자인 구현에도 용이하다. P사는 프로그래머블 광중합(P3) 기술을 적용한 '오리진 1' 프린터를 사용해 드론의 바디와 다리, 하우징 부품을 만든다. 정밀한 고품질 파트의 고속 제작을 통해 빠른 디자인 변경과 테스트 시간을 단축했다. 문 지사장은 “자동차와 모빌리티, 우주항공, 국방, 생산 제조, 소비재 산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3D 프린팅 기술 활용을 촉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카데바·의류도 만든다…다품종 소량 생산에 최적" 최근에는 의료와 패션 산업에서도 3D 프린팅 기술이 주목받고 있다. 인공지능(AI) 의료영상 플랫폼 및 3D 응용 솔루션 기업인 M사는 풀 컬러 복합 재료 3D 프린터인 'J750'을 도입해 인체 장기 모형 제작의 정확도와 효율성을 높였다. 의료진에게 실제와 유사한 교육 및 수술 시뮬레이션 도구를 제공하고 있다. 문 지사장은 “의사들이 해부 실습을 할 때 카데바(해부용 시체)를 수급하는 일이 쉽지 않다”며 “3D 프린터를 이용하면 각 환자에 맞는 형태로 인공 신체를 풀 컬러로 출력하고, 이를 이용해 미리 실습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M사와 협력해 메디컬 3D 프린팅 분야에서 글로벌 시장을 공략하고 동반 성장을 도모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패션 산업에서도 전용 3D 프린터를 통해 지속 가능하고 환경 친화적인 제조 방식을 제안하고 있다. 고객 취향에 맞는 맞춤형 의류 제작을 지원해, 국내외 패션쇼에서 3D 프린터로 만든 의류가 등장하기도 했다. 문 지사장은 “3D 적층 제조는 대량 양산용에는 여전히 적합하지 않지만, 다품종 소량 생산에는 가장 최적화된 방식”이라며 “미래 세대에는 3D 파일로 물리적 제품을 만들 때 3D 프린터가 유일한 대안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내 영향력 강화할 것…미래엔 로봇과 결합도 기대" 다만 보완해야 할 점도 많이 남았다. 기존 대량 양산 방식에 비해 하드웨어 완성도와 소재 경제성이 부족하고, 출력물이 나온 이후에도 여러 후처리 작업을 거쳐야 하는 점도 과제다. 문 지사장은 향후 휴머노이드 로봇이 3D 프린터 기술과 결합되면 생산성이 비약적으로 상승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출력물이 수작업을 거치는 과정이 많은데, 이를 로봇이 대체할 수 있는 미래가 머지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산업용 3D 프린터 시장은 세계적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2023년 세계 3D 프린팅 시장 규모는 약 223억9천만 달러(약 33조7천억원)로 평가된다. 2032년까지 연평균 성장률(CAGR) 23.6%를 기록해 1천502억 달러(약 216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시장도 이러한 글로벌 추세를 반영하고 있다. 2022년 기준 국내 3D 프린팅 시장 규모는 약 5천539억원으로, 최근 5년간 연평균 8.8%의 성장세를 보였다. 특히 2023년에는 약 6천2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되며, 이는 전년 대비 약 20% 성장한 수치다. 스트라타시스는 2014년 경기도 성남시에 한국 지사를 설립하며 본격적으로 국내 시장에 진출했다. 당시 한국 3D 프린터 시장 규모는 약 2천만 달러(약 288억원)로 전 세계에서 여덟 번째로 큰 시장이었다. 문 지사장은 “한국 시장은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서 중요한 거점으로서 지속적인 투자와 협력을 통해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다”며 “국내 주요 기업들과 협력해 3D 프린팅 기술의 활용 범위를 확대하고 영향력을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2025.02.07 08:59신영빈

AI가 대체할 수 없는 리더 '이주호 고운세상 대표' 이야기

만약 계속 승승장구했다면 저는 다른 사람들의 고충을 이해하지 못했을 겁니다. '왜 그것밖에 못하지? 최선을 다하지 않으니까 그런 거 아니야?'라고 생각했겠죠. 하지만 불빛을 바깥으로 향하자 그곳에는 이전에는 눈에 들어오지 않았던 다양한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다른 사람들도 저처럼 자기만의 삶의 목표가 있고 고유의 욕망을 가진 존재들이었습니다. [이주호 저자의 '프로텍터십' 59p] 이주호 대표는 '책벌레'다. 폭력적인 아버지 밑에서 보낸 어두운 유년 시절의 상처도, 자신을 '스타'라 여기다 하루아침에 별똥별 신세가 된 고통의 시간도 그는 결국 독서로 이겨냈다. 이 대표에 따르면, 잘나가던 회사에서 나이 마흔에 해외 영업직으로 좌천된 그는 공황장애와 우울증이란 늪에서 3년을 지냈다. 그 시기 그는 땅속으로 빨려 들어가지 않고 1천권이 넘는 책을 읽으며 스스로를 치유했다. 이 대표는 그렇게 어둠에서 빛으로 뚜벅뚜벅 걸어 나왔다. 그리고 자신을 향하던 불빛을 바깥으로 향하고, 다른 사람들의 목표와 욕망을 살펴보게 됐다. 지난 시련은 그를 더욱 단단하게 만든 보배였다. “위기는 성장의 마중물”이란 말처럼 이 대표는 이제 '닥터지' 브랜드로 잘 알려진 고운세상코스메틱(이하 고운세상)의 대표이자 '존경받는 CEO'가 됐다. 10년 만에 22배·34분기 연속 성장, 연평균 67% 매출 성장이란 화려한 숫자보다, 초저출산 시대에 '사내 출산율 2.7명'(2022년 기준)이란 숫자가 고운세상의 힘을 상징한다. 합계출산율 0.7명 통계로 봤을 때 기적같은 일 아닌가. 이런 놀라운 성장세와 회사에 대한 직원들의 높은 만족도와 안정감은 도대체 어디에서 비롯됐을까. 많은 독서량으로 지식을 쌓고, 직원 복지를 최상급으로 끌어올리고, 마케팅 좀 잘하면 누구나 가능한 일일까. 당연히 그렇지 않다고 봤다. 구성원들의 힘을 이끌어낸 이주호 대표의 경영 철학이 궁금했다. 마침 이 대표는 얼마 전 '프로텍터'라는 자서전 같으면서도 회사의 성장 과정을 담은 책을 냈다. 그래서 그가 더욱 궁금해졌다. 지난 17일 이른 아침, 분당 서현역 인근에 위치한 고운세상코스메틱 사무실로 찾아가 이주호 대표를 직접 만났다. 그를 일으킨 1천권의 독서..."3년 간 도망가지 않고 견뎌보자 생각" 먼저 책에 관한 질문을 던졌다. 3년 간 1천권의 책을 어떻게 읽을 수 있단 말인가. '혹시 과장한 건 아닐까' 하는 의심은 숨긴 채 어떻게 그 많은 독서가 가능했는지 물었다. 그런데 답을 듣고 보니 사실이 분명해 보였다. “(해외영업 당시) 일에 성취감을 찾을 수 없었어요. 민감한 얘기지만 당시 사장님을 이해하기 힘들어 하루 종일 책만 읽었던 것 같아요. 당시 출퇴근 시간만 왕복 5시간 넘게 걸렸는데 이 때 책을 봤죠. 주말에도 4~5권 읽었고요. 출장갈 때 캐리어의 절반은 책이었고, 비행기에서도 읽고 정말 미친듯 책을 봤어요. 또 퇴근길 마을버스 정류장 앞에 서점이 있었는데, 그 때 제 주사가 책 10권씩 사서 집으로 오는 거였어요. 아내 눈치 보느라 편의점으로 책을 주문해서 차에 숨겨두고 몰래 보기도 했습니다.(웃음)” 책에 대한 사랑이 듬뿍 느껴지는 얘기지만 그렇게 해서라도 힘든 시기를 버티려 한 이 대표의 노력이 짠하게 다가왔다. 그에게 독서는 일에서 찾지 못한 성취감을 주고, 고통의 시간을 침착하게 흘려보내게 한 도구였던 셈이다. 그런데 만약 그 힘든 시기를 버티지 못하고 뛰쳐나왔다면 그의 인생은 지금과 전혀 다른 모습이지 않았을까. “그 땐 내가 뭘 어떻게 해야겠다는 생각조차 못한 시기였어요. 그냥 도망가면 또 힘들겠지, 아무리 힘들어도 3년은 견뎌보자는 생각뿐이었죠. 그렇게 3년 정도 하니까 좀 알겠더라고요. 자신감도 회복되고, 이젠 다른 곳을 가도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죠. 그 때 고운세상 창업주인 안건영 원장님의 제안으로 지금의 회사에 오게 됐습니다. 안 원장님은 당시 방황하던 저를 믿고 경영은 이주호 이사가 알아서 하라고 제게 힘을 실어주셨습니다.” 직원 복지 아닌 '직원 보호'..."기대에 부응하고 싶은 게 인간의 심리" 그래서 그는 약 10년 전 고운세상에 최고재무책임자(CFO)로 합류하면서 안 원장이 그랬듯 회사가 직원들을 믿어주는 든든한 울타리가 돼야 한다고 생각했다. 직원 복지가 아닌 '직원 보호'가 필요하다는 생각도 그 때 싹을 틔웠다. 가장 먼저 눈에 보이는 불편한 사무실 의자들을 바꿨고, 출장자들을 위한 개인 노트북을 지급했다. 또 회사에 손님이 왔을 때 막내 직원이 차를 준비하는 관행도 없앴다. 대신 사무실 가운데 누구나 쓸 수 있는 정수기와 일회용 커피를 놓았다. 별것 아닌 것 같지만 당시 고운세상에는 큰 변화를 위한 작은 시작이었다. 그 후로 유연근무제, 자율출퇴근제, 매주 수요일 2시간 점심시간, 주 2회 재택근무 허용, 자율워크숍, 난임 치료비 지원 및 시술 당일 휴가 등 다양한 사내 제도들이 줄줄이 생겨났다. 이 대표는 다양한 보호(복지) 제도들에 대한 우려도 잘 알고 있었다. “포퓰리즘 아니냐”, “회사 재원이 넉넉하니 가능한 일 아니냐”는 곱지 않은 시선과 질문을 받아봤기 때문이다. 복지 제도를 당연한 권리로 여기거나 악용하는 것에 대한 걱정은 없는지도 궁금했다. “성과가 나지 않으면 복지 제도들이 폐지되거나 축소된다는 걸 누구보다 직원들이 잘 알아요. 주 2회 재택근무하는데, '만약 집에서 놀고 성과가 나빠지면 회사가 없애지 않겠냐' 하면서 더 열심히 일하죠. 이런 제도들을 시행해도 회사의 성과가 계속 나오고, 실적이 좋아지는 걸 입증했습니다. 너무 자신있게 얘기할 수 있어요. 내 부모나 선생님, 또는 사장이 나를 믿고 지지해 주는데, 내가 잘 되길 격려해주고 지원을 아끼지 않는데 열심히 안 하고 싶은 사람이 있을까요. 보통의 상식을 가진 일반적인 사람이라면 기대에 부응하고 싶은 게 인간 심리라 봐요.” 이런 고운세상의 자율과 책임을 떠받치는 근간에는 엄격한 성과 측정이 있다. 회사가 무한정 퍼주기만 하고, 아무런 간섭조차 하지 않는 건 아니다. 자신의 업무 결과와 성과를 모두에게 오픈하고, 동료들과 비교 평가하는 시간을 갖는다. 상품기획팀, 디자인팀의 경우 동료 평가를 통해 일정 기준의 점수를 넘겨야 제품 출시로 이어진다. 직원들이 마냥 편한 직장으로 오해해선 안 된다고 이 대표는 강조했다. 다니기 좋은 회사가 아닌, 일하기 좋은 회사라고도 했다. 위기는 성장의 마중물..."리더는 의사 결정을 내리고, 성과는 직원이 만든다" 2016년 닥터지는 군대 PX에 입점해 입소문을 타며 큰 인기를 얻게 된다. 2016년 200억원대 매출이 2018년 1천억원대로 퀀텀 점프하는 계기가 됐다. 그러다 2022년 국군복지단으로부터 청천벽력 같은 PX 제품 거래 중단 통보를 받는다. PX 화장품의 인기가 높아져 리셀러들이 대량으로 물건을 사서 온라인으로 재판매하는 상황이 벌어지자, 국군복지단이 '경쟁과열품목 집중관리제도'에 따라 계약 해지를 요구한 것이다. 그렇게 고운세상 5개 제품의 공급이 막히면서 500억원 매출이 한순간에 날아갔다. 그 때 몇몇 구성원들과 거래처 등에서는 다양한 의견을 개진했지만 이주호 대표는 자진 계약 해지 결정을 내렸다. 그리고 이 같은 위기를 이 대표는 직원들에게 솔직하게 공개했다. 그러자 직원들은 다른 판매 채널을 뚫었고 순발력 있는 마케팅으로 위기를 극복해 냈다. 그는 당시를 이렇게 회상했다. “당시 저와 다른 의견과 판단을 가졌던 구성원들은 아마 저를 비난했을 거예요. 그리고 1년 뒤 회사가 더 건강하게 성장하자, 어떻게 그런 결정을 했냐며 대단해 하더라고요. 제가 미래를 정확히 내다보고 한 결정은 아니지만, 반대의 결정을 했어도 저희 구성원들이 결국 최선을 다해 잘 되도록 만들었을 거예요. 저는 의사 결정을 내리는 사람이고, 성과는 직원들이 만드니까요. 그 때 직원들이 잘해줬습니다.” 리더의 덕목..."내면이 건강하고 자기신뢰 있어야" 이주호 대표는 “대부분의 직원들은 상식적이고 합리적인 어른”이라고 했다. 회사가 어른으로 대해주면 그들로 어른으로 행동한다고 자신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리더들도 마음이 건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원들은 보통 평균보다 성취동기가 강해요. 그런데 그 이면과 내면에 결핍이나 콤플렉스를 가진 사람도 있죠. 이걸 극복하지 못하고 리더가 되면 다른 사람을 믿지 못하고 견제하게 돼요. 직원들이 성장하게끔 도와줘야 회사의 성과도 좋아지는데 상대를 경쟁자로 생각하는 거예요. 그래서 진정한 리더는 내면이 건강하고 자기신뢰가 있는 사람만이 가능합니다.” 또 이주호 대표는 스타트업 등 규모가 작은 회사의 경영자를 만나면 해주는 얘기가 있다고 했다. 직원들은 높은 연봉이나 복지 제도만으로 회사를 다니지 않는다는 말이다. 회사가 직원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인간으로 대우하는지, 당장은 돈이 없어 복지를 못해주더라도 회사가 잘 되면 해줄 거라는 믿음을 줘야 한다고. “고운세상도 계속 성장하면서 복지가 하나씩 생긴 거예요. 아주 작은 행위라도 회사가 잘 되면 어떤 형태로든 돌아온다는 믿음을 직원들에게 줘야해요.” 협업과 도전 정신..."생명 불어넣는 사람 돼야" 이 대표의 인재관도 궁금했다. 만약 회사의 팀장급을 뽑아야 한다면 인성이 좋은 인재와, 능력이 특출한 인재 중 어느 팀장을 뽑겠느냐고 물었다. 그는 한치의 망설임 없이 인성 좋은 인재를 선택했다. 또 그는 "진짜 뛰어난 전문가는 실력과 인성을 다 갖춘 사람"이라고 했다. 자신을 드러내기보다 팀을 먼저 생각하고, 타 팀의 협업을 이끌어내는 사람이야말로 뛰어난 인재라고 강조했다. “혼자서 성과를 내는 직무가 있다면 능력이 특출한 인재를 뽑을 수도 있겠지만, 팀장급이 똑똑할 필요는 없어요. AI나 챗지피티로 일하는 시대잖아요. 점점 팀장이 실무를 가르쳐줄 게 없죠. AI가 유일하게 못하고 앞으로도 못할 것. 사람으로서 생명을 불어 넣어주는 것이 팀장에게 필요하지 않을까요. 나는 너를 믿어, 잘했어, 괜찮아 같은 말은 사람만이 해줄 수 있죠.” 지난 달 로레알 그룹은 고운세상 인수 계약 소식을 발표했다. 남은 절차가 마무리 되면 닥터지는 로레알 그룹의 컨슈머 코스메틱 사업부로 합류하게 된다. 이주호 대표는 로레알과 잘 성장할 수 있는 자신의 역할과 미션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또 회사의 큰 변화에 대해 임직원들이 혹여 불안해 할 것이 아니라, 좋은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저는 요즘 하버드비즈니스리뷰 공부도 하고, 화상 영어 교육도 받고 있습니다. 만약 우리 회사가 글로벌 기업이 되지 않았다면 하지 않았겠죠. 당장은 힘들고 어렵지만 외부에서 변화할 수밖에 없는 일은 궁극적으로 나한테 도움을 주기도 합니다. 위기가 성장의 마중물이 되듯, 회사의 변화된 환경이 우리가 더 성장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거라 생각해요. 앞으로 로레알의 일원이 돼서 글로벌 시장, 그 중 미국 중심으로 닥터지 브랜드를 알리는 것이 저의 새 목표입니다.” 이주호 대표의 인생 2막..."내가 받은 도움, 후배들에게 되돌려 주고파" 아직은 언제일지 모를 이주호 대표 개인의 인생 2막 계획을 물었다. 그러자 그는 누구나 편하게 찾아와 자아를 찾을 수 있는 책방을 만들고 싶다는 소박한 꿈을 털어놨다. 책방 이름은 '현해재'(懸解齋)로 지어놨다. 현해란 '거꾸로 매달린 것이 풀린다는 뜻으로, 생사의 고락을 초월함을 이르는 말'이다. 또 그는 자신이 받은 사랑과 도움을 후배들에게 내리사랑으로, 되돌려주고 싶다고도 했다. “아버지가 후두암으로 쉰일곱에 돌아가셨어요. 올해 제가 쉰넷인데, 직장인으로서 누릴 수 있는 건 누렸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만약 저도 아버지처럼 앞으로 3년밖에 못 산다면 제 목표는 명확합니다. 권력·돈에 큰 의미가 없고 살아오면서 받은 도움을 후배들에게 되돌려 줘야 한다고 생각해요. 우리 후배들이 직장에서 자기만의 필살기를 잘 만들어서 잔혹한 자본주의 사회에서 자기와 가족들 존엄성을 지키고 동료들을 잘 지켜주길 바라는 마음에서요. 나중에 은퇴를 하고 기회가 된다면 자립청년, 가족돌봄 청년들을 만나 얘기를 들어주고, 이들에게 사회적 어른의 역할을 했으면 좋겠어요. 조그만 책방을 열어 삶의 속박에서 잠시나마 풀려나 자유롭게 자아를 찾을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고 싶어요. 고민 상담해주고 책도 추천해주는 그런 책방이요.” 모범적인 CEO로 직원들에게 존경받는 이주호 대표지만, 집에서는 자신이 '생활형 바보'라 불린다고 소개했다. 울 소재의 옷을 건조기에 돌려 쫄티로 만들고, 설거지하다 접시를 깨뜨리는 허점 많은 우리네 남편, 아빠 그 자체라고 본인을 낮췄다. 그럼에도 그는 뚜렷한 가훈을 지키고 있었다. “생긴대로 힘껏 살자”였다. “아이들은 저를 '돈 벌어오는 큰 아들'이라고 생각해요. 엄마한테 늘 혼나니까요. 최근 책을 내고 나니 조금 더 대우는 해주는 것 같지만요.(웃음) 저희 집 가훈은 생긴대로 힘껏 살자예요. 인생은 숙제가 아니라 축제라고도 하고요. 서로의 삶의 대해서, 진로에 대해 간섭 하지 않아요. 회사를 옮길 때마다 와이프가 왜 거기 가냐고 하지 않았어요. 일할 사람은 당신이니 알아서 하라고 했죠. 당신 인생 하고 싶은대로 해, 내가 도와줄게라고 하더군요.” 이주호 대표는 보통의 사람처럼 혹은 그 이상 상처투성이의 삶을 살았다. 젊은 시절 능력을 인정받아 고속 승진도 해봤고, 그러다 바닥으로 추락도 해봤다. 아버지의 폭력으로 멍든 어린시절의 기억과 상처도 여전히 그의 내면 깊숙한 곳 어딘가를 쓰리게 한다. 그런데 그는 주저앉지 않고 그 고통을 버텼고 이겨냈다. 그리고 자신은 잘 누리지 못했던 사회적 울타리를 한땀한땀 만들어 200여명의 직원들과 자신을 포함한 4명의 가족을 보호하는 존경받는 CEO이자 생활형 바보가 됐다. 그리고 그 안에서 충분한 보람과 만족을 누리며, 인생을 축제처럼 현해의 삶을 사는 진짜 어른이 된 듯 했다.

2025.01.22 10:08백봉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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